자극 받고 연구한 류현진, 봉인했던 슬라이더 꺼내든 이유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9.07 05: 27

류현진(토론토)은 끊임없이 발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팀 내 최고 투수로 떠오른 동료에 자극을 받으며 한동안 봉인했던 슬라이더를 꺼내 들었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팀의 8-0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류현진은 시즌 13승을 달성했고 평균자책점을 3.77로 떨어뜨렸다. 오랜만에 완벽한 투구였다. 4사구도 없었고 6이닝 내내 상대 양키스를 압도하는 피칭을 펼쳤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 후 류현진은 모든 투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이 잘 들어갔고 올 시즌 들어서 가장 힘이 좋았던 것 같다”라면서 “몇 경기 전부터 얘기를 했었지만 한 경기 한 경기가 시즌을 좌우할 수 있는 경기라서 초반에 모든 힘을 써서 투구수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잘 풀린 것 같댜”라고 밝혔다.
지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리즈를 스윕한 뒤 이날 양키스와의 첫 시리즈까지 잡아냈다. 5연승 행진. 아직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팀은 현재 5연승 중이다. 타격도 그렇고 수비도 그렇고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는 모습이 좋았고 지난 시리즈 좋은 결과 내면서 오늘 경기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팀의 정신력에 미소를 드러냈다.
80구까지 완벽했기에 6회 강판은 다소 이른감이 있지 않나 보였다. 그 이유를 스스로 밝혔다. 그동안 커터를 주로 던졌던 류현진은 스스로 지난 볼티모어전부터 슬라이더를 던졌고 이 때문에 약간의 타이트한 느낌이 생겨서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왔다고.
그는 “사실 지난 경기부터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오늘 오랜만에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면서 타이트한 느낌이 있었다”라면서 “80구까지 너무 좋았고 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감독, 투수코치와 상의해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병원 진료를 받을 필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한동안 봉인했던 슬라이더였다. 한때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활용한 시기도 있었지만 그동안은 커터로 대체했다. 그 이유로 현재 팀내 최고 투수이자 사이영상 후보로 떠오른 로비 레이가 자극제가 됐다.
그는 “로비 레이 선수를 많이 공부했다. 직구와 강한 슬라이더만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나 역시도 던질 수 있는 구종인데 많이 활용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지난 경기부터 던졌고 효과적이었다”라면서 “내 의지로 구종을 던졌다. 커터를 높게 던지고 슬라이더를 낮게 던지면 타자들이 어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슬라이더를 못 던지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던진다면 굉장히 좋은 구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슬라이더를 구종 리스트에 추가한 배경을 설명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토론토는 부지런히 승리를 추가해야 한다. 한동안 부진했던 류현진도 더욱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등판할 경기도 몇 경기 남지 않았다. 그동안 선발 투수의 역할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아웃카운트나 이닝에 관계 없이 한 타자 한 타자를 생각하면서 임해야 할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남은 경기 각오를 전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