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마지막 승리 이후 20번의 등판에서 패배만 13번. 한화 우완 투수 장시환(34)의 시련이 끝나지 않고 있다.
장시환은 7일 창원 NC전에서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3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1사구 4탈삼진 9실점으로 무너졌다. 수비 도움도 받지 못했지만 사사구 5개로 자멸한 장시환으로선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한화가 4-16 대패를 당하면서 장시환은 올 시즌에만 11패째를 기록했다. 17경기에서 승리 없이 11패. 지난해 9월27일 대전 NC전부터 시작된 연패가 어느새 '13'으로 불어났다. 가장 마지막 승리는 지난해 9월22일 대전 두산전(6이닝 1실점).

그 사이 장시환은 20경기에 등판했다. 구원 1경기를 빼고 19경기를 꾸준히 선발로 나섰지만 평균자책점 7.22로 흔들렸다. 이 기간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퀄리티 스타트도 딱 1경기뿐. 선발승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으나 불펜에서 날린 승리도 두 번 있었다.
장시환의 13연패는 KBO리그 역대 투수 최다 연패 5위 기록. 2009~2011년 LG·넥센 소속이었던 심수창의 18연패가 최다 기록으로 1987~1991년 롯데 김종석(16연패), 1985년 청보 장명부(15연패), 2017년 KT 돈 로치(14연패)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장시환의 연패가 계속 이어지면서 '꽃미남 투수' 심수창(40)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기록도 재조명되고 있다. 2019년을 끝으로 현역 은퇴한 심수창 위원은 KBO리그 역대 투수 최다 18연패 기록의 보유자다.
LG 소속이었던 지난 2019년 6월26일 문학 SK전부터 넥센으로 이적한 2011년 8월3일 대구 삼성전까지 무려 18연패를 당했다. 이 기간 36경기(23선발)에 등판한 심수창 위원은 홀드 1개만 챙겼을 뿐 승리가 없었다. 18패 중 15패가 선발패. 이 기간 7번의 퀄리티 스타트 포함 평균자책점 6.10을 기록했다.

장시환의 1년 가까운 13연패도 길게 느껴지는데 심수창 위원은 2년 넘게 승리 없이 18패를 안았다. 장시환의 아픔을 누구보다 공감한다. 심 위원은 지난 6일 자신의 개인 방송을 통해 장시환 연패를 이야기하며 "마음이 아프다. 나도 13연패부터 신기록이 의식됐고, 18연패를 한 뒤 '이건 아무도 못 따라온다. 대한민국 0%'라는 생각으로 해탈했다"며 "사람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난 최선을 다했고, 노력한 만큼 결과를 받아들이려 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심 위원은 "시환이도 나랑 비슷하다. 공은 정말 좋은데 (8월26일 고척) 키움전에서 1아웃 남겨놓고 승리가 날아갔다. (2011년 5월28일 목동 넥센전에서) 나도 1아웃 남겨놓고 임찬규가 홈런을 맞으면서 승리가 날아간 뒤 연패가 길어졌다"며 "애써 (표정을) 숨기려 하지만 경험자이자 산증인으로서 그 마음을 다 안다. 시환이가 신경 쓰일까봐 연락 한 번 안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심 위원은 넥센 이적 이후 두 번째 경기였던 2011년 8월9일 사직 롯데전에서 6⅓이닝 1실점 호투로 18연패를 끊었다. 786일 만에 승리 감격을 맛본 심 위원은 당시 "구름 위에 떠있는 기분이다. 오늘 승리로 제2의 야구 인생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후 심 위원은 FA 계약도 하고, 8년을 더 던졌다. 13연패로 커리어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장시환이지만 포기해선 안 될 이유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