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례 수술→5년간 재활→1점대 불펜…NC '류진스키'를 아시나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9.08 13: 16

요즘 NC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수는 누구일까. 선발 마운드에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33)가 있다면, 불펜에는 7년차 우완 투수 류진욱(25)이 있다. 루친스키의 이름을 따서 '류진스키'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NC의 든든한 불펜 에이스로 거듭났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5년 2차 2라운드 전체 21순위로 NC에 상위 지명된 류진욱은 입단 동기 구창모와 함께 미래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다. 구창모는 기대대로 NC의 왼손 에이스로 성장했지만 류진욱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그 사이 두 번이나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이른바 '토미 존 서저리'를 받은 탓이었다.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는 사이 5년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 
재활 기간 군대까지 다녀오면서 잊혀진 유망주가 되어가던 류진욱은 지난해 10월 1군에 데뷔했다. 3경기를 던지며 1군을 짧게 체험한 류진욱은 올해 본격적인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추격조를 시작으로 조금씩 팀 내 비중을 높여 필승조로 승격했다. 

NC 류진욱이 미소를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1.09.01 /cej@osen.co.kr

데뷔 첫 홀드, 세이브에 이어 지난 5일 창원 롯데전에서 감격의 첫 승까지 했다. 올 시즌 전체 성적은 32경기 32이닝 1승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1.97. 지난 6월27일 창원 SSG전이 마지막 실점으로 7월부터 최근 12경기 1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NC 불펜의 가장 믿을 만한 필승조로 우뚝 섰다. 
20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진행됐다.6회초 NC 류진욱 투수가 역투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강인권 NC 감독대행은 류진욱에 대해 "제구력이 향상됐다. 데이터로 보면 익스텐션이 길다. 앞쪽으로 (팔을) 끌고와서 던지기 때문에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가 빠를 것이다"고 분석했다. 평균 145km 강속구가 스피드건에 찍히는 것보다 힘이 있다. 여기에 슬라이더를 장착해 결정구로 재미를 보고 있다. 
류진욱은 "시즌 초반 루친스키에게 슬라이더를 배웠는데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며 "팬들이 '류진스키'라고 부른다고 들었다. 우리 팀 핵심 선발의 이름을 붙여줘 감사하다. 평소 (라커룸이) 루친스키 옆자리라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 제 팔 걱정도 해준다. 항상 던지고 나면 '괜찮냐'고 제일 많이 물어본다"고 말했다. 
루친스키도 류진욱이 걸어온 인고의 세월을 잘 알기 때문에 걱정을 하는 것이다. 두 번의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커리어 첫 5년의 시간을 흘려보낸 류진욱은 "어릴 때부터 야구만 해왔기 때문에 포기한다는 생각은 1도 안 했다. 재활을 끝마치고 1군 마운드에 서는 것만 생각했다. 재활 기간 코치님들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이다. 임창민 선배님 등 같이 재활했던 선수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신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4회말 1사 마운드에 오른 NC 류진욱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1.09.01 /cej@osen.co.kr
아들의 데뷔를 손꼽아 기다리던 부모님도 요즘 야구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6시30분 야구 시작 시간이 되면 TV 중계를 튼다. 류진욱은 "아버지가 저와 같은 부산고 출신으로 야구를 하셨다. 아버지도 부상 때문에 야구를 그만두셨는데 저도 그렇게 야구를 못할까봐 걱정이 많으셨다"며 "1군 데뷔까지 5년의 시간이 걸렸다. 힘들긴 하지만 터널에 들어가도 끝이 있는 것처럼 재활에도 끝이 있더라. 지금 재활 중인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응원했다. 
8회말 NC 류진욱이 역투하고 있다.
류진욱은 첫 승 기념으로 원정을 마치고 9일 창원으로 돌아오는 2군 퓨처스 선수단에 피자를 쏠 예정. 그는 "2군에 있을 때 선배들이 기록을 세우면 많이 얻어먹었다. 나도 언젠가 꼭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중간투수인 만큼 선발투수들의 승리를 지켜주는 역할을 하겠다. 이닝 부담은 없다. 앞으로 더 많이 던지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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