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민 타격상은 추억” 3년차의 깨달음, 자부심 잊고 흘린 땀방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9.08 09: 34

“이영민 타격상을 받은 것에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잊었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최정원은 올해 후반기 팀 최고의 발견이다. 원정 숙소에서 외부 지인과의 술판 모임으로 징계를 받은 2루수 박민우의 공백을 확실하게 채워주고 있다. 후반기 21경기 타율 3할3푼8리(71타수 24안타) 3타점 16득점 6도루 출루율 4할2푼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청주고 시절이던 2018년에는 또래 중에서 가장 타격을 잘한다는 선수에게 수여하는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기도 할 정도로 아마추어에서 재능은 인정 받았다. 하지만 176cm 70kg의 다소 왜소한 체구, 불안한 수비 등이 최정원의 평가를 절하시켰다. 결국 지명 순위는 뒤로 밀렸고 2019년 2차 7라운드에서야 NC의 지명을 받았다. 프로 입단 이후에도 불안한 수비로 2루 뿐만 아니라 외야수로도 나서는 등 한 포지션에 정착하지 못했다.

NC 최정원 2021.08.26/youngrae@osen.co.kr

아마추어 시절 모두 야구 좀 한다는 선수들이 모인다는 KBO리그 무대다. 최정원도 ‘이영민 타격상’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프로레벨에서 활약을 다짐했다. 지명 순위는 낮았지만 자부심도 있었다. 그는 “이영민 타격상은 나에게 의미가 많은 상이다. 자부심도 있었다. 지명은 나중에 됐지만 내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있게 해보려고 했다”라며 프로 유니폼을 처음 입었을 당시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러나 결국 현실의 벽에 틀어막혔다. 그는 “프로의 벽은 높았다. 연구도 더 필요하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더 해서 힘을 길러야 했다”라고 좌절했다. 이영민 타격상도 스스로 잊어야 한다는 다짐도 동시에 했다. 그는 “이영민 타격상은 추억이 되는 것 같다. 야구를 계속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이영민 타격상의 자부심은 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NC 최정원이 훈련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이동욱 감독은 최정원의 전임자인 박민우와 판박이라고 말할 정도로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고 말한다. 박민우의 성장과정을 꾸준히 지켜봤던 코치시절부터 꾸준히 지켜봤던 이동욱 감독이다. 그리고 감독 부임 이후에는 최정원을 신인 시절부터 눈여겨 봤다. 빠른발에 2루수, 우투좌타 유형까지. “박민우만큼 클 수 있다”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주위의 기대감이 있지만 선수는 여전히 절실하다. 아직 스스로도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고 현재의 자리도 완전한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매 경기가 소중하고 기분이 좋다. 2군에서 부족한 부분을 계속 채우려고 노력했고 다른 기술적인 부분들도 시도해보려고 노력했다”라면서 “아직은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올라오면 위험할 수 있다”라면서 긴장을 풀지 않았다.
이러한 절실함과 땀방울의 결실은 구단 프런트와 동료 선수들도 알아줬다. 프런트와 선수단의 투표로 7~8월 야수 부문 자체 MVP를 수상했다. “뿌듯하고 영광스럽다”는 그다. 무엇보다 이 영광을 혼자 누리지 않았다. 100만원 상금으로 투수 MVP인 류진욱과 함께 2군에 피자턱을 내기로 결정했다.
그는 “나는 아직 1군보다 2군에서 뛴 경기 수가 많다. 2군에 있으면 운동은 물론 심적으로도 힘들 때가 있고 혼자 생활하는데 외로운 것도 있다. 복합적으로 힘들다. 그 기분을 잘 안다”라고 고충을 이해했다. 그리고 그동안의 흘린 땀방울이 혼자만의 결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베풀기로 결정을 했다.
과거는 잊고 현재에 충실하려고 했다. 그 결실이 눈에 보이자 모두가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그래도 최정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질주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려고 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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