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투수 드류 루친스키(33)와 비디오 판독을 놓고 언쟁을 벌인 사람은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이 아니라 조니 워싱턴(37) 타격코치였다.
지난 7일 창원 한화-NC전에서 양 팀 사이에 설전이 오갔다. 한화가 0-12로 크게 뒤진 5회 2사 1루에서 하주석이 우측으로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1루에서 홈까지 달린 이원석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들어가며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됐다. 한화의 이날 경기 첫 득점.
문제의 상황은 그 다음 발생했다. 세이프 판정이 나자 루친스키가 1루측 NC 덕아웃을 보며 비디오 판독 요청 사인을 보냈다. 하지만 강인권 NC 감독대행은 세이프라고 판단,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3루측 한화 덕아웃이 예민하게 반응하며 루친스키와 설전을 주고받았다. 외국인 코칭스태프와 영어로 언쟁이 붙었다. 수베로 감독과 신경전으로 보였지만 알고 보니 워싱턴 코치였다.

8일 NC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수베로 감독은 "야구가 많이 변한 것 같다. 내가 선수로 뛰면서 배운 야구와는 달라졌다. 12점차에서 비디오 판독 요청은 예전 야구 흐름과 맞지 않다. 하지만 야구가 변하면서 각자 가치관에 차이가 생겼다. 그런 부분에서 워싱턴 코치와 루친스키 사이에 언쟁이 있었던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수베로 감독은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승부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싸우다가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한다. 오늘도 워싱턴 코치가 루친스키를 만나면 그렇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두 사람은 한화의 타격 훈련에 앞서 백네트 뒤쪽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며 오해를 풀었다.

수베로 감독은 3년째 NC 에이스로 활약 중인 루친스키에 대해서도 "한국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잘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 투수로서 투지와 열정이 보인다. 보기 좋은 모습이다. 루친스키 같은 투수가 10명이 있다면 다 갖고 싶을 만큼 훌륭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