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투수 10명이면 다 갖고 싶어" 적군도 아군도 '극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9.09 08: 27

적군도 아군도 모두 인정했다. 3년째 NC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드류 루친스키(33)가 양쪽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루친스키는 지난 7일 창원 한화전에서 상대 벤치와 신경전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NC가 12-0으로 크게 앞선 5회 2사 1루에서 하주석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첫 실점을 한 루친스키는 홈 세이프 판정에 아쉬워하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주자 이원석의 홈 터치가 빨랐다고 본 강인권 NC 감독대행을 루친스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이후 한화 벤치와 루친스키 사이에 실랑이가 붙었다. 12점차로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1점 때문에 굳이 비디오 판독까지 요청하는 것을 두고 조니 워싱턴 한화 타격코치가 불쾌해했다. 이에 발끈한 루친스키도 얼굴을 붉힌 소리를 치면서 설전이 붙었다. 

NC 루친스키가 미소를 짓고 있다. /youngrae@osen.co.kr

경기 후 강인권 대행은 루친스키를 불러 "비디오 판독 요청을 받아주지 않아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강 대행은 "루친스키가 흥분을 하긴 했지만 제일 큰 잘못은 저에게 있다. 선수를 보호해주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며 "선수 입장에선 (기록에) 예민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그 마음을 이해했다. 
루친스키도 "흥분했던 것은 미안하다. 다신 그런 일이 없도록 조심하겠다"고 답했다. 강 대행은 "그런 상황 이후에도 냉정함을 찾고 깔끔하게 자기 투구를 해준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 경기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5회 1실점 이후 추가점 없이 6회까지 루친스키는 맡은 바 임무를 충분히 소화했다. 
상대팀 한화에서도 신경전이 있긴 했지만 루친스키의 열정과 투지를 높이 샀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언쟁을 벌인 상황과 관련 "12점차에서 비디오 판독 요청은 예전 야구 흐름과 맞지 않지만 야구가 변하면서 각자 가치관에도 차이가 생겼다. 그런 부분에서 워싱턴 코치와 루친스키 사이에 언쟁이 있었다"고 바라봤다. 
NC 선발 루친스키가 마운드 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1.06.04 /rumi@osen.co.kr
이어 그는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승부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싸우다가도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서로 웃으면서 이야기하곤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한화 타격 훈련을 앞두고 워싱턴 코치를 찾은 루친스키가 백네트 뒤쪽에서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전날 서로 으르렁대던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수베로 감독은 "루친스키는 한국에서 오래 성공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 투지와 열정이 보인다. 투수로서 보기 좋은 모습으로 가져야 할 자세이기도 하다. 루친스키 같은 투수가 10명이 있다면 전부 다 갖고 싶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치켜세웠다. 
지난 2019년 NC와 계약한 뒤 3년째 한국에서 뛰고 있는 루친스키는 꾸준함의 대명사. 지난해 19승 평균자책점 3.05으로 활약하며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기여한 그는 올해도 21경기에서 127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7패 평균자책점 2.89 탈삼진 119개를 기록하고 있다. 다승 공동 4위, 이닝 4위, 탈삼진 6위, 평균자책점 7위. 1점을 아까워할 줄 아는 강한 승부욕이 있기에 3년째 롱런이 가능하다. /waw@osen.co.kr
5회말을 마친 NC 선발 루친스키가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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