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를 향한 후반기 롯데의 질주가 멈추지 않고 있다. 기적의 행군이 서서히 시작될 분위기다.
롯데는 지난 7~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연전을 모두 잡아내면서 연승 가도를 달렸다. 시즌 성적은 45승51패3무를 마크했다. 잠시 공둥 7위로 올라섰지만 다시 8위로 내려 앉았고 순위표가 바뀌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가을야구 막차 탑승을 노리는 팀들과의 승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현재 7위 두산과 승차는 0.5경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4위권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SSG, 키움, NC와의 승차도 이제는 4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모두 후반기 개시와 함께 질주를 시작했고 후반기 승률 1위(13승7패 2무, 승률 .650)를 달리면서 이뤄낸 결과다. 약 한 달 여 동안 약 5경기나 줄이면서 이제는 가을야구도 충분히 욕심을 내볼 만한 상황을 만들었다.

전반기가 끝났을 때만 해도 7위 두산과 승차는 5경기에 달했고 4위권과도 9경기 차까지 벌어진 상태였다. 가을야구를 포기하고 시즌의 방향성을 새롭게 정해야 하는 시기를 준비해야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올림픽 휴식기 동안 래리 서튼 감독과 구단은 서머캠프를 치르면서 투타를 재정비했고 탄탄한 팀으로 체질을 개선했다. 후반기 팀 타율은 2할4푼8리로 6위권으로 폭발적이지는 않다. 대신 지키는 야구가 가능해졌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중이다. 롯데는 전반기까지 평균자책점 5.63으로 최하위 팀이었지만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선발진은 댄 스트레일리의 부진, 앤더슨 프랑코의 기복 등 외국인 투수들이 불안감이 있지만 박세웅이 중심을 잡고 있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 이승헌, 이인복 등 임시 선발 자원들을 미리 준비시키면서 경기를 지탱하고 있다. 무엇보다 불펜진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3.13으로 전체 2위다. 마무리 김원중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0(11이닝 무실점)에 10경기 연속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준용, 구승민, 김진욱 등 필승조가 재편됐고 김대우, 강윤구, 김도규라는 준필승조 자원들까지 안착하면서 균형잡힌 투수진이 형성됐다.

후반기 질주를 하고 있지만 기세를 잇기 위해서는 결국 사정권에 들어온 7위 두산을 물론 4위권에 몰려 있는 SSG, 키움, NC와의 맞대결에서 최상의 결과를 내야 한다. 앞으로 후반기 매 경기가 승부처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9일부터 열리는 SSG와의 ‘유통더비’ 2연전에 이어 더블헤더가 포함된 키움과의 3연전은 가을야구 향한 맹추격의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SSG의 경우 후반기 8승12패2무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올해 상대전적은 3승4패로 롯데가 열세다. 분위기가 바뀐 이후로는 첫 맞대결이다. ‘유통 라이벌’ 더비로서 놓칠 수도 없고, 더 높은 순위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경쟁팀을 잡아내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현재 롯데의 상승세는 2017년과 비견되고 있다. 100경기 시점에서 47승51패2무로 7위에 머무르고 있었고 3위와는 8.5경기나 차이가 나 있었다. 하지만 8월 한 달 간 19승8패 월간 최다승 신기록을 세우는 등 질주를 이어가면서 이후 44경기 동안 33승11패를 기록, 최종 순위 3위로 마감지었다.
이제 롯데에는 매 경기가 승부처다. 과연 롯데는 후반기 기적의 행군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