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 년 해야죠" 데뷔 첫 선발마스크 손성빈의 잊지 못할 하루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9.09 11: 05

2021년 9월 7일. 롯데 자이언츠 포수 손성빈에겐 잊지 못할 하루였다.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선발 마스크를 쓴 날이기 때문이다. 
선발 이승헌과 호흡을 맞추며 4이닝 1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공격에서도 2회 좌중간 안타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한 데 이어 4회 내야 안타로 처음으로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롯데는 2-1로 앞선 5회말 수비 때 손성빈 대신 안중열을 투입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손성빈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안방을 든든히 지켰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이승헌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콩거 1군 코치와 정호진 퓨처스 코치가 열심히 지도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손성빈 /what@osen.co.kr

또 "선발 이승헌에 대해 잘 아는 포수라 선발 포수로 기용했다. 이승헌처럼 자신감 있는 모습이 좋다. 앞으로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성빈에게 데뷔 첫 선발 출장 소감을 묻자 "처음에 나가려고 준비할 때 떨렸는데 막상 나가니까 긴장되는 건 없었다. 방망이 칠 때 (한)동희 형이 삼성 선발 뷰캐넌 상대로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해주신 게 도움이 됐다. (안)중열이 형과 (나)시완이 형도 긴장하지 말고 잘하라고 격려해주셨다"고 대답했다. 
김진욱(투수), 나승엽(내야수) 등 입단 동기들이 1군 무대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은 없었을까. 
"(김)진욱이와 (나)승엽이가 1군에 올라가는 건 보면서 같이 저도 가고 싶다는 생각했었다. 투수와 야수는 자리가 많지만 포수는 한자리 뿐이다. 그렇기에 기회가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다. 무엇보다 포수는 중요한 포지션인 만큼 제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안 되는 자리다. 포수가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퓨처스에서 열심히 준비하며 기회가 오길 기다렸다". 손성빈의 말이다. 
멀티히트를 달성하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갔으나 5회 안중열과 교체된 손성빈은 "더 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팀이 5강 싸움을 하는데 팀이 이기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팀이 이겨 기쁘다"고 대답했다. 
롯데 이병규가 방망이로 어깨 근육을 풀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손성빈은 선발 데뷔전을 치른 뒤 퓨처스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는 이병규 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코치님께서 '이제 걸음마가 시작된 게 아니라 일어선 거다. 준비 잘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하셨다. 퓨처스에서 항상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운동도 잘 가르쳐주신다"고 말했다. 
이병규 코치의 조언 가운데 가장 기억나는 게 있냐는 물음에 "코치님께서 '많이 해보라'고 하셨다. '아직 어리니까 몸으로 해보고 느껴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하신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맏형' 이대호를 비롯해 선배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1군 분위기에 빠르게 적응 중이다. 손성빈은 "대호 선배님께서 먼저 장난도 걸어주시고 모든 선배님께서 편하게 대해주셔서 잘 적응하고 있다. 지내는 데 불편함이 없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1군 승격'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손성빈은 "1군에 올라오는 게 가장 큰 목표였는데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늘 내일만 야구할 게 아니라 몇십 년 해야 하니까 안 다치고 빨리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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