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 중인 SSG 랜더스 ‘우완’ 문승원(32)은 최근 팀의 불펜진에서 맹활약 중인 ‘좌완’ 김택형(25)에게 애정이 담긴 격언을 전했다.
김택형이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린 직후다. 김택형은 지난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 때 9회 마무리 투수로 나서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거뒀다.

프로 데뷔 첫 세이브 기쁨을 맛본 후배에게 선배 문승원이 전화를 걸었다. 김택형은 당시 문승원과 나눈 대화를 떠올렸다.
첫 세이브를 거둔 김택형에게 축하를 전하기 위해 전화를 건 문승원은 “요즘 잘 던지니 보기 좋다”며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 야구를 잘 할 수록, 야구장 안팍에서 더 모범적이고 성실한 모습 보여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연락을 해라. 야구 잘 한다고 너무 연락을 안 하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친한 후배가 잘 하는 모습을 보고 축하의 의미로 농담 섞어 안부를 전했다.
문승원의 말대로 김택형은 후반기 SSG 불펜진의 핵심이 됐다. 김택형은 최근 김원형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다. 김택형이 첫 세이브를 거뒀을 당시에는 김 감독이 고민을 할 때였다. 서진용이 아닌 김택형의 마무리 기용을 두고 “최근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라고 설명했다.
김택형은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문승원 등 선배들의 응원에도 보답하고 있다. 지난 8일 LG전에서는 2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올렸다. 김 감독은 결국 김택형에게 마무리 임무를 맡겼다.
즉 마무리 교체다. 지난 5일 키움전에서 4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2실점을 하기도 했지만, 벤치 시선은 김택형이 가장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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