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헌 호투→조상우 구원승...키움의 기묘한 승리 방정식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09.10 10: 40

키움 히어로즈 정찬헌(31)과 조상우(27)의 희비가 엇갈렸다.
정찬헌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6피안타 1볼넷 1사구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키움은 짜릿한 5-3 역전승을 거뒀다. 8회 구원등판한 조상우는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4경기 연속 구원승을 챙겼다.

6회초를 마친 키움 선발 정찬헌이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1.09.09/rumi@osen.co.kr

정찬헌과 조상우는 후반기 승운에서 완벽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정찬헌은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후 5경기(29이닝) 1승 평균자책점 1.55로 맹활약중이다. 5경기 중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달성했지만 매 경기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단 1승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반면 조상우는 보직을 변경한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마무리투수로 있을 때는 세이브 상황이 나오지 않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계속됐지만, 마무리 자리를 김태훈에게 넘겨준 뒤에는 무서운 속도로 승리를 쌓고 있다. 후반기에만 4승을 따내고 시즌 6승을 기록중이다. 개인 시즌 최다승(2015년 8승)까지는 단 2승이 남았고, 4승을 더하면 10승이다. 
조상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10승은 사실 ‘그만큼 기회가 올까’라는 생각을 한다. 동료들은 이러다가 다승왕을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하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2015년에도 전반기에 쭉 승리를 하다가 후반기에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야구가 원래 그렇다”라며 과한 기대를 경계했다.
공교롭게도 조상우가 후반기 기록한 4승 중 3승이 정찬헌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거둔 승리다. 정찬헌은 지난달 27일 한화전(5이닝 3실점 2자책), 지난 2일 KT전(6이닝 무실점), 9일 KIA전(6이닝 2실점)에서 모두 호투했지만 결국 승리투수는 조상우에게 돌아갔다.
“(정)찬헌이형이 잘던진 덕분에 내가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 조상우는 “항상 찬헌이형이 너무 잘던지는데 승리를 못가져가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그래도 찬헌이형에게 이야기하면 자기는 잘던졌으니 괜찮다고 말한다. 나도 형이 잘던지고 있으니 더 할 말이 없다”라며 웃었다.
보직을 변경하면서 팀이 지고 있거나 동점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오르고 있는 조상우는 오히려 덕분에 4경기 연속 구원승이라는 독특한 기록을 달성했다.
“조금 이상하고 신기하다”라며 승리 소감을 밝힌 조상우는 “사실 운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열심히 던지고 있을 뿐이다. 보직이 변한 것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9회에 1이닝을 던지는 것과 7회, 8회 1이닝을 던지는 것은 큰 차이가 없다. 이제는 평소보다 2이닝 정도 더 먼저 준비하는 정도의 차이다. 앞으로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거라고 믿는다”라며 남은 시즌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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