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LG 감독이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등판한 사이드암 투수 류원석(32)을 칭찬했다.
류원석은 9일 잠실 한화전에서 8-1로 앞선 8회 등판했다. 최고 155km 직구로 김태연, 페레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이후 3타자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2사 만루에서 노태형을 삼진으로 잡고서, 1이닝을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마쳤다.
류지현 감독은 10일 잠실구장에서 “류원석의 구위에 대한 의심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이전에도 구위는 문제없었다”며 “심리적인 부분이다. 1군과 2군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류원석은 사이드암 투수로 직구 스피드가 150km를 넘지만, 고질적인 제구력 문제가 있다. 2019년부터 1군에선 잠깐 뛰었다. 지난해와 올해 2군에서는 위력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줬는데, 1군에서는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지난해 20경기 23⅔이닝 9피안타 26볼넷 47탈삼진, 올해는 26경기 27이닝 11피안타 24볼넷 40탈삼진을 기록했다.
류 감독은 “쉽게 안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어제 나도 감동받았다. 서른 넘은 나이에 얼마나 절실했으면, 그 점수 차에 마운드에서 집중도를 보여줬다. 감독으로서 고맙기도 하고, 선배로서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2사 만루에서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교체하지 않았다. 류 감독은 “웬만하면 이닝을 끝까지 맡기려 했다. 점수를 줘도, 그 상황에서 내리면 다음에 또 못 올린다”고 기회를 주고자 하는 속내를 보였다.
류원석을 향해 조언도 건넸다. 류 감독은 “투수코치가 전달했을 것이다. 20구~30구를 던지며 타자를 안 맞고 잡으려 하지 말고, 10개를 던지며 타자가 치게 해서 잡는 방법으로 생각을 조금 바꿔보자고 했다. 터닝포인트가 된다면 잘 할 수 있다. 못 치게 하려니까 투구수가 많아진다. 그것을 깬다면, 뒤늦게 꽃 피는 선수가 있다.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기대했다.
류원석은 야구 인생이 파란만장하다. 이형종과 서울고 동기인 그는 고교와 대학교 시절에 팔꿈치 수술을 3차례나 받았고, 2013년 24세의 늦은 나이에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는 부상으로 2년 넘게 재활군에 머물렀다. 2018년 가을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빠른 공으로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끌었다. 2019년부터 1군 콜업 기회를 받고 있는데 제구력, 심리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재능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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