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2)이 어린 나이에도 큰 책임감을 안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김혜성은 지난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7번 2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키움은 4-3으로 승리하고 2연승을 달렸다.
기분 좋은 연승을 거둔 키움은 8회 간담이 서늘해지는 위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그 위기의 중심에는 주장 김혜성이 있었다.

키움은 4-1로 앞선 8회초 김성진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최정용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이닝을 시작했다. 박찬호는 2루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최원준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김성진은 김선빈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보였다. 하지만 타구를 잡은 2루수 김혜성이 선행주자를 잡기 위해 유격수 김주형에게 공을 토스하다 공이 옆으로 빠지며 주자가 모두 살았다.
1사 만루 위기에 빠진 김성진은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류지혁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키움은 마무리투수 김태훈을 4-2로 앞선 8회 2사 만루 위기에 투입했다.
김태훈은 프레스턴 터커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런데 김혜성이 이번에는 포구 실책을 하고 말았고, 경기는 4-3 한 점차가 됐다. 잇따른 실책으로 자칫 잘못하면 경기가 완전히 넘어갈 수도 있는 큰 위기였지만, 김태훈이 김태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리드를 지켰다.
김혜성은 올 시즌 주전 유격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비록 실책이 자주 나오기는 했지만 뛰어난 운동능력과 어깨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타격과 주루까지 한단계 성장하면서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지난달 27일 박병호를 대신해 선수단 주장을 맡은 이후 부담이 커졌고,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이 타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포지션을 유격수에서 2루수로 이동시켰다. 수비 부담을 덜면서 좀 더 공격적인 부분에 집중해 달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김혜성은 오히려 한 번의 실책으로 멘탈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 이닝에만 두 차례 실책을 범하면서 경기를 내줄뻔했다. 키움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김태훈이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잘 마무리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김혜성은 올해로 프로 5년차 시즌을 맞이한 어린 선수다. 이제 만 22세에 불과하다. 그는 “어렵고 책임이 따르는 자리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선택을 받고 주장이 된거라 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팀을 이끌겠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어깨에 짊어진 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승리를 지켜내면서 김혜성의 마음의 짐을 덜어준 김태훈처럼 선배들과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