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리스크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후반기 초반 상승세에 올랐으나 유지를 못했다. 지난 1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패해 5연패를 당했다. 후반기 성적도 6승11패6무, 최하위로 밀려났다. 투타에 걸쳐 급격하게 힘을 잃어버리고 있다. 남은 47경기를 어떻게 버틸 것이니 걱정이 될 정도이다.
결국 선발진의 중심이었던 애런 브룩스(31)의 퇴출이 결정타로 작용하고 있다. 후반기 개막을 앞두고 대마초 성분이 포함된 전자담배를 해외직구로 구입한 것이 드러나 전격 퇴출됐다. 작년부터 에이스로 자리를 지켜왔다. 올해는 팔부상으로 한 달간 이탈했으나 복귀해 강력한 구위를 과시했다.

6~7이닝을 기본으로 소화하는데다 승리의 경기를 만들어주는 능력을 보유했다. KBO리그 외인 투수 가운데 톱 클래스였다. 후반기 15번 정도의 등판이 예상됐다. 브룩스를 제대로 가동하고, 다니엘 멩덴도 구위를 회복해 잘하면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계산도 했다.
그러나 믿었던 브룩스가 갑자기 빠지면서 선발진은 뿌리채 흔들리는 상황이 됐다. 영건 김현수를 투입했으나 김유신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젊은 투수들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퀄리티스타트 능력은 부족했다. 최대의 히트 작품인 신인 이의리는 올림픽 출전까지 겹쳐 이닝 소화력이 줄었다. 멩덴도 6회가 되면 구위가 떨어졌다.
결국 후반기 23경기 가운데 선발투수의 퀄리티스타트는 3회에 그쳤다.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5.25) 9위에 머무르고 있다. 선발투수들의 승리도 3승에 불과하다. 선발들이 부진하면서 전체 팀 방어율(5.22)은 꼴찌이다. 여기에 타선의 역대급 빈공까지 겹치며 후반기 최하위 성적을 냈다.
브룩스 대신 새로 영입한 보 다카하시는 자가격리 때문에 9월 20일 이후에나 등판이 가능하다. 등판을 하더라도 초반은 5이닝을 소화하기 힘들다. 현재 KIA는 선발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 보다는 5이닝을 소화하면 성공이다. 그만큼 힘겹게 선발진을 운용하고 있다.
KIA는 작년 가족들의 교통사고로 일찍 귀국한 브룩스를 적극 지원하는 등 공을 들여 재계약에 성공했다. 브룩스도 의리를 지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생각하지 못한 브룩스의 일탈 행위에 KIA는 직격탄을 맞았다. 그만큼 KIA는 에이스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감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