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KBO리그가 전체 일정의 약 70%를 소화한 가운데 아직까지도 병살타가 ‘제로’인 선수가 있다.
그 주인공은 KT 위즈의 주전 유격수 심우준. 심우준은 10일 대구 삼성전까지 99경기 331타석을 소화한 가운데 단 1개의 병살타도 치지 않았다.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51명의 타자들 중 유일하게 병살타가 없는 타자다. 심우준이 좌타자가 아닌 우타자라는 점이 무병살 기록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11일 수원 SSG전을 앞두고 만난 이강철 감독은 “예전에 관련 기사를 보고 번트를 시킬까 고민한 적이 있다. 그런 기사가 나오는 날 또 기록이 깨지기 마련”이라고 웃으며 “(심)우준이는 오른손타자이면서 주력이 좋다. 확실히 빠르긴 빠르다. 그러나 또 발만 빠르다고 쉬운 건 아니다”라고 놀라워했다.

물론 331타석 동안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사령탑이 떠올린 경기는 지난 8일 수원 KIA전. 심우준은 당시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5회 무사 1루서 유격수 방면으로 땅볼을 쳤다. 타구가 워낙 강해 병살타가 예상됐지만, 유격수 박찬호의 포구 실책 덕분에 병살타 ‘제로’ 기록이 이어질 수 있었다.
이 감독은 “(박찬호가 잡았다면) 심우준 할아버지가 와도 더블플레이였다. 심우준은 2~3발밖에 가지 못한 상황이었다”라고 웃으며 “사실 그 때 기록이 깨졌어야 했는데 또 깨지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도루왕 심우준은 발만 빠르다는 인식을 지우고 올 시즌 타석에서도 타율 2할7푼9리로 9번 임무를 훌륭히 수행 중이다. 오프시즌 설정한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승선이라는 목표를 통해 확실히 타격에 눈을 뜬 모습이다.
이 감독은 “타율을 떠나 최근 타격감이 좋은 편이다. 어제, 그저께 모두 잘 쳤다”며 “농담으로 요즘 선수들에게 (심)우준이보다 타율 낮은 사람은 조용히 있으라고 한다. 잘 치고 있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KBO리그 역대 규정타석 무병살 타자는 1982년 OB 김우열, 1983년 MBC 김인식 등 2명뿐이었다. 김우열은 62경기 255타석, 김인식은 100경기 416타석 동안 병살타를 치지 않았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