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투수를 도발한 감독이 경기 후 사과를 했다. 브랜든 하이드(48) 볼티모어 오리올스 감독이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망신살을 샀다.
아메리칸리그 최저 승률(.329) 볼티모어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을 6-3으로 승리했다. 토론토의 9연승을 저지했지만 하이드 감독은 뜻밖의 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상황은 2회말 발생했다. 3-0으로 앞서던 볼티모어의 무사 1,3루 찬스. 리치 마틴 타석에 토론토 선발투수 로비 레이(30)가 5구째를 던지기에 앞서 투구판에서 발을 뗀 뛰 1루측 볼티모어 덕아웃을 바라봤다.
![[사진] 로비 레이 2021.09.11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9/11/202109111825772053_613cc60753bce.jpg)
그러자 하이드 감독이 발끈했다. 레이를 향해 불만스런 표정으로 고함을 지르며 계속 말을 쏟아냈다. 레이는 마틴을 삼진 처리한 뒤 하이드 감독을 바라보며 손짓을 하긴 했지만 물리적인 충돌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다.
경기 후 레이는 "타석에 있지 않은 누군가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그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하이드 감독은 "우리 팀이 일어나지 않은 일로 비난받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대처를 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사진] 브랜든 하이드 감독 2021.09.11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9/11/202109111825772053_613cc6079396a.jpg)
레이는 "볼티모어 타자들이 슬라이더에 거의 스윙하지 않은 게 궁금하다"는 말을 했다. 1회부터 홈런 두 방을 맞으며 3실점한 레이가 볼티모어의 사인 훔치기를 의심한 것. 가뜩이나 팀 성적도 좋지 않은데 하지 않은 일로 의심받은 하이드 감독도 순간적으로 흥분했다.
하이드 감독은 "변명하지 않겠다. 레이와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에게 사과하고 싶다. 프로답지 못했다"고 자책한 뒤 "나의 말 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방송에 나갈 줄 몰랐다. 당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레이와 하이드 감독 사이의 신경전에 대해 "내가 아는 건 레이가 침착함을 유지했다는 것뿐이다. 집중력을 유지하며 자신의 일을 해냈다. 여기까지만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사진] 로비 레이 2021.09.11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9/11/202109111825772053_613cc607d8831.jpg)
이날 레이는 4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8탈삼진 3실점으로 고전하며 1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 행진이 끊겼다. 평균자책점이 2.60에서 2.69로 올랐지만 AL 1위를 유지했다. 리그 최다 170⅓이닝과 220탈삼진까지, 주요 부문 1위를 질주하며 AL 사이영상 유력 후보로서 입지를 굳건히 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