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서가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라디오에는 '가을이 오면', '가을 우체국 앞에서' 등 가을 노래가 흘러나온다. 가을이 다가오면서 오재일(삼성)의 방망이도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오재일은 이번 주 승부처마다 한 방을 터뜨리며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8일 대구 롯데전에서 2-3으로 뒤진 6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롯데 두 번째 투수 이인복에게서 3-3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좌중월 1점 홈런을 빼앗았다.
9일 대구 KT전에서는 각본없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5-7로 뒤진 삼성의 9회말 공격. 오재일은 2사 1,3루서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끝내기 스리런을 날렸다. 삼성은 KT를 8-7로 꺾고 5일 대구 두산전 이후 3연패의 마침표를 찍었다.
허삼영 감독은 "오재일은 9일 경기를 계기로 좋은 흐름을 탈 것 같다. 그동안 팀 기여도가 부족해 위축됐는데 어제 경기를 계기로 털어내고 이제는 편하게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쿄 올림픽 이후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는데 선선한 바람이 불면 자기 스윙을 하는 선수다. 이제 그 시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재일은 11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5-4 승리에 이바지했다.
오재일은 1-1로 맞선 3회 2사 후 한화 선발 김기중을 상대로 우월 투런 아치를 날렸다. 3-4로 뒤진 8회 한화 필승조 강재민에게서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려 2루 주자 김성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4-4 승부는 원점.
삼성은 9회 1사 후 박해민, 구자욱, 호세 피렐라의 연속 안타로 5-4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1점차 앞선 9회말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 한화의 추격 의지를 잠재웠다.
"날씨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늦었지만 타격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결과가 나와 기쁘지만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더 기쁘다. 최근 타이트한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 분위기를 이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오재일의 말이다.
6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둔 삼성. '가을 사나이' 오재일의 상승세가 무척 반가울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