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에 격분한 김태형 감독, "상황 정리하려고 나갔다" [잠실 톡톡]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9.12 11: 49

"상황 정리하려고 나갔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사구에 따른 LG 류지현 감독과의 대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 팀의 시즌 9번째 맞대결. 두산은 3회말 공격에서 박계범과 장승현이 최동환의 투구에 맞았다. 이후 LG가 4회초 공격을 준비할 때 김태형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나와 LG 더그아웃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흥분한 상태였다. 이를 본 최수원 심판이 김 감독을 멈춰 세웠고, 김 감독은 LG 쪽을 향해 “왜 난리냐”고 소리치고, 상대 코치를 향해 “이리와봐”라고 혼내려 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 2021.06.26 /jpnews@osen.co.kr

그러자 LG 류지현 감독도 더그아웃에서 나오며 김 감독과의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두 사령탑은 심판의 중재 아래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류 감독이 흥분한 김 감독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양 팀 감독이 더그아웃으로 다시 들어가며 사건은 가벼운 해프닝으로 종결됐다.
KBO 허운 심판위원장은 “경기 중 양쪽 투수들의 몸에 맞는 공이 나오면서 벤치가 예민해졌다. 그런 가운데 벤치에서 소리가 나왔고, 심판 중재로 오해를 풀게 됐다. 해프닝이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전날 김 감독은 어떤 부분을 문제 삼은 것일까. 이날 만난 김 감독은 “경기를 하다 보면 이런 일이 있다. 우리가 맞은 뒤 우리 코치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상대에게 자극적인 말이 됐다. 이후 오지환이 심판에게 자극적인 말이 아니냐고 항의했고, 주심이 우리에게 주의를 줬다. 그런데 저 쪽에서 코치 목소리가 들려서 상황을 정리하려고 나갔다. 류지현 감독도 나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일부러 맞힌 게 아니라고 했다. 나 역시 알고 있었다. 일부러 맞혔으면 어필을 했을 것이다. 주의를 받고 다 끝난 상황이니 그러지 말라고 했고, 나도 코치에게 주의를 주겠다고 했다. 상황이 길어질 거 같아서 나갔다"고 설명했다. 
두 팀은 그 동안 사구로 여러 차례 신경전을 펼친 역사가 있다. 김 감독은 "그 동안 많이 맞았다. 어제 또 사구가 많았는데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다. 맞힌 뒤 모자 벗고 사과하는데 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우리 쪽에서 자극적인 말이 나왔으니 저 쪽에서 충분히 심판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감독 입장에서도 받아들였다. 그래서 조용히 갔는데 상대에서 또 그러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계속 왔다갔다할 수 있을 것 같아 상대 감독을 불렀다. 류 감독은 내가 일부러 맞혔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사구라는 게 예민하다"라고 덧붙였다.
아무래도 무관중이었기에 이번 일이 더 커진 면도 있다. 김 감독은 "관중이 없다 보니 벤치 소리가 잘 들린다. 심판도 마찬가지로 잘 들릴 것"이라고 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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