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저급한 수비력으로 승리를 상대에게 조공했다. 매 경기가 간절했던 선발 투수만 고통을 받았고 좌절했다. 롯데 야구에 디테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롯데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에서 3-8로 완패를 당했다. 롯데는 2연패에 빠졌고 더블헤더 기선을 내줬다.
롯데는 전날(11일) 경기에서도 4사구 12개를 내줬고 득점 기회마다 연거푸 나온 주루사로 경기를 내줬다. 하지만 이번에는 야수들이 아예 경기 자체를 상대에게 갖다 바친 수준의 극악의 수비력을 선보였다. 선발 투수였던 서준원만 홀로 외롭게 싸워야 했다.

이날 서준원은 1회부터 강력한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키움 타자들을 압도하는 듯 했다. 2회까지 무실점이었다. 지난 3일 사직 한화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둔 자신감이 고스란히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서준원이 자신의 투구를 펼쳐도 수비들이 도와줘야 했다. 서준원이 상대 타자들과 타이밍 싸움을 이겨내며 정타 허용을 최소화했는데 그 빗맞은 타구들이 모두 안타로 연결됐다. 불운하기도 했고 야수들의 수비시 집중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수준 미달에 가까웠다.
2회까지 무실점이었지만 1회부터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1회 윌 크레익에게 빗맞은 내야 땅볼 타구를 유도했는데 유격수 배성근이 쫓아가다가 타구를 잡지 못했다. 주전 유격수 딕슨 마차도의 휴식 차원에서 경기에 먼저 나섰지만 아쉬운 수비였다. 기록은 안타였다.
결국 3회부터 사달이 났다. 3회 선두타자 김주형에게 2루타를 허용했는데 타이밍을 뺏었지만 타구가 2루타 코스로 흘러갔다. 결국 이용규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선제 실점했다. 이후가 문제였다. 이후 크레익에게 다시 한 번 빗맞은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그러나 3루수 한동희가 타구를 쫓아간 뒤 슬라이딩을 했지만 잡지 못했다. 이 역시도 적시 2루타로 기록됐지만 항동희가 타구를 막아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결국 이닝이 조기에 차단이 되지 못했고 3회초에만 3실점 했다.
4회에는 선두타자 이지영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루 위기에 몰렸지만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문제는 5회였다. 어쩌면 무실점으로 끝났어야 하는 이닝에서 속절 없이 실점이 늘어났고 경기 흐름까지 완전히 넘겨줬다.

5회초 선두타자 이정후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배트 끝에 맞은 타구가 3루수 키를 살짝 넘어갔고 좌익수 전준우가 한참을 쫓아가야 처리할 수 있는 코스에 떨어졌다. 서준원에게 불운했고 이 대목에서는 수비들도 어쩔 수가 없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서준원은 무사 2루 위기에서 박병호와 송성문을 연달아 삼진 처리했다. 자신감 넘치는 승부로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는 듯 했다. 그리고 박동원과 2볼 2스트라이크 승부에서 5구째 몸쪽 144km 패스트볼을 던져 배트 안쪽에 맞는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다. 타구는 중견수 방향으로 떴다. 그러나 중견수 추재현이 타구 판단 스타트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앞쪽으로 떨어져야 하는 타구에 주춤거리며 뒤늦게 전진했고 결국 중전 적시타로 연결이 됐다. 리그 평균 정도 수비력을 갖춘 중견수라면 무난히 처리할 수 있던 타구가 적시타로 둔갑이 됐다. 서준원은 그 자리에서 주저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후속 김혜성을 상대로는 좌익수 방면의 파울 타구를 유도했다. 그러나 담장 근처레서 가라앉은 타구를 좌익수 전준우가 포구하지 못했다. 담장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처리가 쉽지는 않았지만 타구를 다 쫓아간 뒤 가랑이 사이로 놓친 것은 아쉬움이 짙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김혜성의 타석은 이어졌고 우익수 방면 2루타로 연결됐다. 2사 2,3루 위기가 이어졌다.
그래도 서준원은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아쉬운 수비들이 이어졌지만 2사 2,3루에서 이지영을 느리게 굴러가는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런데 유격수 배성근이 1루에 악송구했다. 1루수 김민수가 점프를 해도 도저히 잡을 수 없는 송구를 하면서 허무하게 추가로 2실점했다. 저급한 수비들이 연달아 나오면서 무실점 이닝이 3실점으로 변했다. 버티고 추격의 여기를 남겨둘 수 있었던 0-3의 점수 차가 0-6까지 벌어졌다. 서준원은 아쉬움 짙은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와야했다. 5회를 채우지 못한 선발 투수였지만 비난할 수 없었다.

서준원이 내려간 뒤 타선은 7회말 3점을 추격했다. 하지만 8회초 2사 1,3루에서 이정후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뒤 중계플레이 과정에서 2루수 안치홍이 어이 없이 공을 놓치면서 주지 않아도 될 1점을 더 헌납했다. 8회말에는 전날 경기에서 문제가 됐
경기 전 서튼 감독은 전날 경기를 보기하면서 디테일을 강조했다. 하지만 사령탑의 강조에도 선수들은 이를 따라주지 못했다. 디테일은 실종됐고 승리를 상대에 갖다 바쳤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