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 선수 힘들지 않았나요?”
더블헤더 1, 2차전에 모두 나서 연속 승리투수가 된 이영하. 그러나 그의 대답은 “난 지금 힘들 상황이 아니다. 경기에 불러주는 것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 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미안함에서 나온 대답이었다.
이영하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에 구원 등판해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1차전에서 1⅔이닝 무실점으로 4월 14일 잠실 KT전 이후 151일만에 시즌 2승을 챙긴 뒤 2차전에서도 2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하루 2승을 쓸어 담았다.

이영하는 이날 2승으로 더블헤더에서 연속 승리를 거둔 KBO리그 역대 6번째 투수로 기록됐다. 2004년 6월 23일 수원 현대전 더블헤더에서 2승을 챙긴 유동훈(KIA) 이후 17년만에 나온 사례였다.
그 전에는 1호 문희수(해태, 1988년)를 시작으로 김성길(삼성, 1991년), 권준현(현대, 2003년 4월), 송진우(한화, 2003년 9월)가 있었다. 1차전 구원승, 2차전 선발승을 따낸 문희수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영하 포함)은 모두 구원승으로 2승을 기록했다.
이영하는 경기 후 “오늘은 나갈 때마다 상황이 타이트해서 최대한 막아보자는 생각이었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조금 잘 풀린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야구를 하고 처음으로 하루 2경기에 구원 등판한 이영하. 힘들 법도 했지만 “ 난 지금 힘들 상황이 아니다. 경기 나갈 때 불러주는 것도 감사하다”며 “요즘 들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공도 많이 올라왔고 형들이 심리적으로 잘 컨트롤하면 잘 할 수 있다고 볼 때마다 이야기해주니까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나한테도 한 번 기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느른 처음 해본 루틴이었다. 작년에 불펜투수도 잠깐 했지만 더블헤더 2경기에 나간 적은 없는 것 같다”며 “트레이닝 파트에서 신경을 많이 써준 덕분에 다행히 편하게 던졌다”고 덧붙였다.
지난 경기들과 달리 이날 구위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았다. 이영하는 “첫 경기는 올라갔을 때 너무 오랜만이라 긴장했다. 다리도 살짝 떨렸다”면서도 “두 번째는 그 전에 던져서 그런지 적응 돼서 편하게 던졌다. 내가 느낄 때 공도 좋았다고 느껴졌다. 오랜만에 좋았다”고 흡족해했다.
올 시즌 선발에서 평균자책점 11점대로 부진했던 이영하는 이제 불펜에서 팀의 가을야구 도전에 힘을 보탠다. 그 동안 팀에 많은 민폐를 끼쳤기에 이제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영하는 “선발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쫓기는 상황이었다. 불펜 와서도 10점 차 지고 있을 때 이닝이나 채울 줄 알았다”면서 “감독님이 기회를 한 번 주신 것 같다. 지난 경기 나갔을 때도 좋진 않았지만 그 때도 잘 던지고 싶었다. 앞으로 불펜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남겼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