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힘들 상황 아냐” 17승 에이스의 반성, 천군만마 얻은 두산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9.13 00: 04

“이영하 선수 힘들지 않았나요?”
더블헤더 1, 2차전에 모두 나서 연속 승리투수가 된 이영하. 그러나 그의 대답은 “난 지금 힘들 상황이 아니다. 경기에 불러주는 것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 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미안함에서 나온 대답이었다.
이영하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에 구원 등판해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1차전에서 1⅔이닝 무실점으로 4월 14일 잠실 KT전 이후 151일만에 시즌 2승을 챙긴 뒤 2차전에서도 2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하루 2승을 쓸어 담았다.

8회초 두산 이영하가 역투하고 있다. 2021.09.12 /jpnews@osen.co.kr

이영하는 이날 2승으로 더블헤더에서 연속 승리를 거둔 KBO리그 역대 6번째 투수로 기록됐다. 2004년 6월 23일 수원 현대전 더블헤더에서 2승을 챙긴 유동훈(KIA) 이후 17년만에 나온 사례였다.
그 전에는 1호 문희수(해태, 1988년)를 시작으로 김성길(삼성, 1991년), 권준현(현대, 2003년 4월), 송진우(한화, 2003년 9월)가 있었다. 1차전 구원승, 2차전 선발승을 따낸 문희수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영하 포함)은 모두 구원승으로 2승을 기록했다.
이영하는 경기 후 “오늘은 나갈 때마다 상황이 타이트해서 최대한 막아보자는 생각이었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조금 잘 풀린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야구를 하고 처음으로 하루 2경기에 구원 등판한 이영하. 힘들 법도 했지만 “ 난 지금 힘들 상황이 아니다. 경기 나갈 때 불러주는 것도 감사하다”며 “요즘 들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공도 많이 올라왔고 형들이 심리적으로 잘 컨트롤하면 잘 할 수 있다고 볼 때마다 이야기해주니까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나한테도 한 번 기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느른 처음 해본 루틴이었다. 작년에 불펜투수도 잠깐 했지만 더블헤더 2경기에 나간 적은 없는 것 같다”며 “트레이닝 파트에서 신경을 많이 써준 덕분에 다행히 편하게 던졌다”고 덧붙였다.
지난 경기들과 달리 이날 구위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았다. 이영하는 “첫 경기는 올라갔을 때 너무 오랜만이라 긴장했다. 다리도 살짝 떨렸다”면서도 “두 번째는 그 전에 던져서 그런지 적응 돼서 편하게 던졌다. 내가 느낄 때 공도 좋았다고 느껴졌다. 오랜만에 좋았다”고 흡족해했다.
올 시즌 선발에서 평균자책점 11점대로 부진했던 이영하는 이제 불펜에서 팀의 가을야구 도전에 힘을 보탠다. 그 동안 팀에 많은 민폐를 끼쳤기에 이제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영하는 “선발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쫓기는 상황이었다. 불펜 와서도 10점 차 지고 있을 때 이닝이나 채울 줄 알았다”면서 “감독님이 기회를 한 번 주신 것 같다. 지난 경기 나갔을 때도 좋진 않았지만 그 때도 잘 던지고 싶었다. 앞으로 불펜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남겼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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