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연이어 날벼락이 닥쳤다. 외국인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32)는 심판에게 로진백을 던져 징계 위기에 놓였고, 주장 박해민(31)은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했다. 1위 KT에 4.5경기차 2위로 선두권 경쟁 중인 삼성에 큰 위기가 왔다.
먼저 몽고메리가 사고를 쳤다. 지난 10일 대구 KT전에서 4회 이닝을 마친 뒤 김성철 주심에게 로진백을 던지는 돌발 행동을 했다. 4회 장성우 타석 때 12초 룰 위반 경고를 받으며 화가 쌓인 몽고메리는 마운드를 내려가며 욕설을 했고, 이에 김성철 주심이 퇴장 명령을 하자 이성을 잃었다.
주변 동료들이 뜯어말리지 않았으면 심판에게 물리적인 폭행을 가할 기세였다.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지는 행동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말 대전 원정에 가지 않고 대구에 남아 자숙의 시간을 가진 몽고메리는 KBO 상벌위원회에 회부돼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

KBO 벌칙 내규에 따르면 심판 판정에 불복, 폭행, 폭언, 빈볼, 기타 언행으로 구장 질서를 문란하게 했을 경우 제재금 300만원 이하, 30경기 이하 출장정지 징계를 받게 된다. 미국 언론에도 대서특필된 몽고메리의 돌발 행동은 쉽게 넘어가기 어려워졌다. 징계 수위는 알 수 없지만 최소 1~2경기 등판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몽고메리 사건의 후폭풍이 가라앉기도 전에 또 하나의 악재가 삼성을 덮쳤다. 12일 대전 한화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7회 박해민이 다이빙 캐치을 하다 부상을 당한 것이다.
정은원의 안타성 타구에 몸을 날려 잡았지만 착지 과정에서 왼쪽 엄지손가락을 접질렀다. 포구하자마자 왼손에 낀 글러브를 벗어 통증을 호소한 박해민은 인근 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 촬영한 결과 인대 손상이 발견됐다.
14일 대구에서 추가 검진을 통해 크로스 체크할 예정이다. 상태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당분간 정상 출전이 어려운 분위기. 공수주를 넘나들며 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박해민이라 그 빈자리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박해민은 올 시즌 104경기에서 타율 2할8푼9리 108안타 5홈런 46타점 68득점 57볼넷 33도루 출루율 .382를 기록 중이다. 리그 도루 1위에 최고 수준의 중견수 수비력, 몸을 사리지 않는 주장 리더십까지 갖췄다.

투타에서 날벼락을 맞은 삼성은 잔여 시즌 35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1위 KT와 격차가 4.5경기로 적지 않은 가운데 3위 LG에는 반경기 차이로 바짝 쫓기고 있다. 4위 키움과도 4경기 차이로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 몽고메리의 징계 수위와 박해민의 부상 정도에 따라 삼성의 시즌 막판 순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