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11명 중 좌완이 4명…포스트 이현승·장원준·유희관 준비한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9.14 11: 29

유희관, 이현승, 아리엘 미란다, 최승용.
지난 13일 기준 두산 1군 엔트리의 좌완투수 명단이다. 미란다는 외국인투수, 최승용은 신인이며, 이현승, 유희관이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데 38살 이현승, 35살 유희관은 현역 생활의 끝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유희관은 11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7.48로 부진하다. 이현승 역시 원포인트로 기용되는 상황. 과거 함덕주(LG)처럼 팀의 미래를 맡길만한 좌완투수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2군 사정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또 다른 베테랑 장원준(36)과 2019년 입단 후 지난해 5경기 평균자책점 10.38을 남긴 이교훈이 전부다. 2018년 육성선수 출신 김호준은 군에 입대한 상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현승, 장원준, 유희관의 뒤를 이을 왼손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두산은 좌완 보강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지난 13일 2022 신인드래프트에 임했다. 그리고 신인투수 5명 중 3명을 좌완투수로 선발했다. 앞서 1차 지명 이병헌(서울고)을 비롯해 1라운드 김동준(군산상고), 2라운드 이원재(경남고), 6라운드 정유석(마산용마고) 등 총 4명의 좌완투수가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두산 이복근 스카우트 팀장은 “드래프트에 앞서 구단의 최우선 목표는 좌완투수 보강이었다. 그 뒤에 장타를 칠 수 있는 우완 거포를 지명하고자 했다”고 밝히며 “좌완투수 3명을 뽑았고, 힘 있는 내, 외야수를 지명했다. 9번째 순서에서 구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고, 만족한다”고 흡족해했다.
군산상고 김동준 2021.09.05 /sunday@osen.co.kr
그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1라운더 김동준. 김동준은 193cm-100kg의 건장한 신체조건에서 최고 구속 143km의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구사한다. 지난해 우측 무릎 슬개골 수술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지만 올해 5경기 1패 평균자책점 2.38로 기량을 되찾았다. 타자로도 19경기 타율 4할3리 2홈런 1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이 팀장은 김동준 지명 이유에 대해 “작년 우측 무릎 슬개골 수술로 많은 등판을 하진 못했다. 하지만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과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청룡기 대회에서 5이닝을 소화하며 좋은 공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당장은 아니지만 김동준이 향후 팀의 좌완 계보를 이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현승, 장원준, 유희관의 은퇴까지 1군 즉시전력감으로 성장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이 팀장은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직구는 물론 변화구 구사 능력, 타점, 투구 매커니즘이 모두 인상적이었다. 선수에게 충분한 매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팀에서 꼭 필요한 좌완투수라 지명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김동준은 지명 후 구단을 통해 “두산이라는 좋은 팀에 뽑히게 돼 매우 기쁘고 감사드린다.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신 부모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많이 배우고 열심히 노력해 팬들에게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두산의 좌투수 4명 선발이라는 파격 전략이 좌완 왕국 건설의 초석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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