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경기 내내 한 번도 안쉬고 응원을 하시더라.”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은 지난달 31일부터 10경기 출장 징계를 소화했다. NC는 원정 숙소 술판 파문으로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에게 KBO 징계(72경기 출장 정지)에 이어 구단 내규에 근거해서 자체 상벌위원회가 징계를 내렸다.
박석민은 50경기,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는 25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그리고 상벌위원이었던 이동욱 감독도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자처했다. 선수단을 관리하는 책임자이자 선수단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또한 구단 핵심 고위층 3명(대표이사, 단장, 경영본부장)이 모두 사퇴를 한 상황에서 사령탑 역시도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렇게 유례없는 선수의 일탈 이후 사령탑의 셀프 징계가 결정됐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이동욱 감독은 덕아웃이 아닌 곳에서 NC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 감독은 “시즌을 하고 있고 감독이 아픈 것도 아닌데 덕아웃 아닌 곳에서 경기를 본다는 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스스로도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그는 관중석, TV 중계방송 등으로 자신의 팀 경기를 지켜봤다.
덕아웃에서는 단지 그라운드만 보게 된다. 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더 넓은 시야로 야구를 볼 수 있다. 이 감독은 새로운 시선으로 야구라는 종목 자체를 다시 바라보게 됐다. 특히 관중석에서 지켜 본 광경을 잊지 않았다.
그는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게 됐다. 또 (우리 팀이) 잘못을 했고 징계를 받은 상황이었다 ”라면서 “특히 관중석에서 볼 때 제가 못 봤던 것들이 보였다”고 징계 소화 기간 깨달은 점에 대해 운을 뗐다.
결론은 ‘팬들이 있기에 야구라는 종목도 존재할 수 있다’라는 것이었다. 그는 “일요일 경기 때 관중분들이 많이 오셨다. 4층 관중석 맨 끝에서 경기를 봤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까 못 알아보시더라”고 웃은 뒤 “덕아웃에 있을 때, 밑에서는 못 느꼈는데 팬들이 너무 열심히 응원을 해주시더라. 4층 제 옆에 있던 여학생들은 한번도 안 쉬고 응원을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되돌아봤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생각의 끝에 다다른 것은 프로야구의 존재 목적과 이유였다. 이 감독은 “이렇게 팬들이 좋아해주신다. 팬들이 있어야 야구가 의미가 있고 그게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라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관중석에서 그동안 못 느꼈던 생각을 하게 됐고 팬들의 사랑에 다시 고마움을 느꼈다. 여러가지 감정이 들었다”라고 강조했다.
NC는 이번 술판 파문으로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술판 사태를 시작으로 이후 도쿄올림픽 노메달, 음주운전, 외국인 선수의 대마초 성분 담배 소지 등 여러 일탈과 부도적한 일들이 발생했다. 모두 팬들이 보내준 사랑과 신뢰에 반하는 행위들이었다. 이동욱 감독이 관중석에서 깨달은 감정안 ‘야구의 존재 이유는 팬들’ 이라는 점은 NC 선수단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에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