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B-2S에서 에이스 교체 전말…“데스파이네 싫어서 그런 거 아냐”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9.15 18: 26

볼카운트 2B-2S에서의 이례적인 에이스 교체. KT 이강철 감독은 어떤 효과를 노린 것일까.
KT 이강철 감독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시즌 1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6회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게 박계범 승부를 온전히 맡기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10차전. KT 선발 데스파이네는 3-2로 근소하게 앞선 6회 김재환의 2루타와 낫아웃 폭투로 1사 1, 3루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후속 박계범을 상대하던 도중 2B-2S에서 박시영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정확히 투구수 100개를 채운 가운데 타자와의 승부를 온전히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마운드서 내려왔다.

6회말 1사 1,3루에서 KT 데스파이네가 교체되고 있다. 2021.09.14 /jpnews@osen.co.kr

이 감독은 “고민을 하다가 박시영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취임식 때도 말씀드렸지만 내 야구는 상황에 따라 이길 수 있는 야구다. 시영이가 계범이는 잡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데스파이네를 향한 좋지 못한 감정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였다. 이 감독은 8일 KIA전에서 1⅔이닝 4실점으로 흔들린 데스파이네를 향해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 넘어갈 수 없었다”고 쓴소리를 날린 터.
그러나 이 감독은 “데스파이네가 싫어서 그런 게 아니다. 승부처라 생각하고 교체한 것이고, 결론적으로 박시영이 삼진을 잡았다”고 전했다.
KT의 데스파이네 교체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이 감독의 말대로 박시영이 박계범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이 과정에서 상대의 절묘한 더블스틸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 감독은 “상대가 한 수 위였다. 도루를 시킬 줄은 몰랐다”고 아쉬워했다.
KT는 결과적으로 5⅓이닝 3실점으로 살아난 에이스와 신본기의 천금 결승타를 앞세워 두산에 4-3 신승을 거뒀다.
이 감독은 데스파이네 투구에 대해 “이겼으면 잘 던진 것이다”라고 웃으며 “사실 제구가 안 되는 건 개인의 능력이니 어쩔 수 없다. 기본적인 마인드가 안 돼 있으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어제는 1회부터 강하게 던지는 모습이었다. 이전보다 괜찮아졌다”고 달라진 모습에 반색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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