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판 잔 다르크 ‘밥할머니’ 재조명 ··· 이재용 “현재 머리 없는 석상 남아있어” (‘전설’) [어저께TV]
OSEN 이예슬 기자
발행 2021.09.21 06: 54

‘전설의 배우들’  배우 이재용이 조선판 잔다르크 ‘밥할머니’에 대해 이야기했다.
20일 밤 방송된 KBS 2TV 추석특집 ‘시네마틱 스토리텔링 전설의 배우들’에서는 배우 한고은, 이유리, 윤현민, 이재용, 민호, 이선 성우가 출연해 경기도 고양의 전설에 대해 전했다.
이야기꾼 이재용은 교과서를 보여주며 “고양시에 전해 내려오는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다. 학생들이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전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 분이 살아계시다면 이분에 대해 몰랐던 것을 사죄하는 의미로 큰절을 올릴 것 같다. 그 정도로 대단한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593년 1월 어느 날 한양으로 퇴각하던 일본군이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에게 맹렬하게 추격을 당고 있었다. 일본군의 퇴각 루트는 평양성, 개성, 파주, 한양으로 들어갈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이야기가 있듯, 쫓기듯 일본군과 조명연합군이 바로 여기, 고양시에서 조우를 하게 됐다. 당시 고양시는 한양으로 들어가는 길목이자 전략적 요충지였다. 이곳을 뚫으면 한양을 점령할 수 있는 상황, 필연적으로 격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재용은 “쫓기던 일본군이 대승을 거뒀고 명나라군은 2만 5천명이 몰살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벽제관 전투가 끝난 후 우리 백성들의 삶은 초토화가 됐다. 목숨 부지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일본군은 수탈을 이어갔고 닥치는 대로 다 빼앗아 갔다”며 생지옥같던 그날의 상황을 생생히 전했다.
그는 “캄캄한 겨울 밤눈 덮인 산길을 묘령의 여인이 조심조심 걸어가다 한 남성과 은밀히 접선했다. 여성의 정체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만석꾼 문 씨 집안의 며느리 오 씨 부인이었다. 당시 나이는 50세”라고 말했다. 이어 “인품이면 인품 효심이면 효심 마을 주민들이 존경했던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재용은 “산 속에서 남몰래 만난 오씨 부인과 젊은 남자는 함께 산에 올랐고 어두컴컴한 동굴로 향했다. 그 곳에는 전투에서 살아남은 조선군의 병사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오씨 부인은 패잔병들에게 밥을 해주기 위해 홀로 산을 올랐던 것.
오씨 부인을 조선군은 ‘밥 할머니’라고 불렀다고. 밥할머니는 “긴 겨울이 지나 기어코 봄은 오고야 말지. 전쟁이 끝날때 까지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그게 은혜를 갚는 겁니다”라며 용기를 줬다고.
이재용은 “당시 밥 한끼를 먹는 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선 성우는 “사람 고기를 먹으면서도 전혀 괴이하게 여기지 않았다”, “명나라 군인 하나가 술을 잔뜩 먹고 구토를 했는데 천백의 굶주린 백성들이 머리를 박고 핥아 먹었다”며 당시 처참했던 상황을 전했다. 한고은은 “생명줄 같았을 것 같다”며 공감했다.
계속되는 일본군의 수탈에 조선군의 안위를 걱정하던 밥할머니는 한강 방어를 맡았던 도원수를 찾아가 일본군을 무찌를 비책을 알려주기도 했다고. 이재용은 “밥 할머니는 행주대첩에서도 활약했다. 마을 사람을을 진두지휘화며 부상병들을 돌보고 밥을 지어 병사들에게 먹이며 다독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조때 밥할머니 석상이 만들어졌는데 400년이지난 지금까지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일본군이 석상의 머리를 베어버렸고 현재는 머리 없는 석상만 남아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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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2TV  ‘시네마틱 스토리텔링 전설의 배우들’ 방송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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