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도 9승이었는데…꼴찌팀에 10승 투수가 2명이라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9.25 13: 34

꼴찌 팀 투수가 승리를 쌓는 건 탑을 쌓는 것처럼 어렵다. 천하의 류현진(토론토)도 KBO리그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2년 10승에 딱 1승 모자란 9승에 그쳤다. 그해 한화는 8개팀 중 최하위였고, 류현진은 182⅔이닝 평균자책점 2.66에도 10승에 실패했다. 
그로부터 9년의 시간이 흘렀다. 한화는 올해도 10개팀 중 가장 낮은 승률로 또 다시 꼴찌가 유력하다. 하지만 9년 전과 달리 시즌이 아직 25경기 남은 시점에 10승 투수를 2명이나 배출했다. 
토종 에이스 김민우(26)가 지난 4일 대전 KIA전에서 먼저 10승을 달성한 뒤 11승까지 기록하고 있고, 외인 에이스 닉 킹험(30)이 24일 수원 KT전에서 10승 고지를 밟았다. 

[사진] 한화 이글스 투수 김민우, 닉 킹험. /OSEN DB

한화보다 순위가 높은 SSG, 롯데, KIA도 아직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10승 원투펀치를 보유한 한화는 선발 평균자책점 6위(4.76)로 리그 평균 수준이다. 팀 순위는 가장 낮지만 김민우와 킹험이 나오는 날에는 어느 팀도 한화를 만만하게 볼 수 없다. 
한화 이글스 시절 류현진. /OSEN DB
KBO리그 역대로 봐도 꼴찌 팀에서 10승 투수를 2명 배출한 건 이례적이다. 지난 1990년 OB 김동현-김상진(이상 10승)이 최초. 이어 1998년 롯데 문동환(12승)-주형광(11승), 2001년 롯데 손민한(15승)-박지철(13승), 2009년 한화 류현진(13승)-안영명(11승)가 진기록을 합작했다. 
그로부터 12년 만에 한화에서 김민우와 킹험이 역대 5번째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기록은 아직 '완성'이 아니다. 한화가 남은 시즌 꼴찌를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9위 KIA에 2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잔여 시즌 5~6경기 추가 등판이 예상되는 두 투수가 더 많은 승리를 쌓을수록 한화의 탈꼴찌 가능성도 높아진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손민한. /OSEN DB
한편 역대 꼴찌팀 투수 최다승 기록은 16승이다. 지난 1989년 롯데 윤학길과 2010년 한화 류현진 나란히 16승을 올렸다. 꼴찌팀 다승왕도 있다. 2001년 롯데 손민한이 15승을 거둬 LG 신윤호와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그해 롯데는 가을야구 커트라인 4위에 2경기밖에 뒤지지 않은 역대 최고 승률(.457) 꼴찌였다. 손민한은 역대 유일한 꼴찌팀 다승왕으로 남아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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