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한화 에르난 페레즈(30)가 만루 찬스를 두 번이나 날렸다. 수비 실책까지 하며 공수에서 부진했다.
페레즈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홈경기에 5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앞서 10경기 39타수 15안타 타율 3할8푼5리로 호조였지만 이날은 힘을 쓰지 못했다.
키움 좌완 선발 에릭 요키시를 맞아 2회 첫 타석에서 2루 뜬공 아웃된 페레즈는 4회 2사 2루 득점권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문제는 다음 두 타석이었다.

6회 무사 만루에서 하주석이 삼진, 노시환이 1루 파울플라이 아웃되면서 페레즈 타석으로 넘어왔다. 좋지 않은 흐름을 페레즈가 바꾸지 못했다. 1~2구 볼을 잘 골라냈지만 3구 헛스윙, 4구 파울에 이어 5구째 커브를 받아친 게 3루 땅볼이 되면서 한화의 무사 만루 기회가 무득점으로 끝났다.
더 아쉬운 건 8회였다. 정은원의 안타와 최재훈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한화는 하주석이 희생번트를 댔다. 1사 2,3루가 되자 키움 배터리는 노시환을 자동 고의4구로 보낸 뒤 페레즈와 승부를 택했다.

1-1 동점 상황. 1사에 1루가 비어 있었으니 정석적인 선택이었지만 외국인 타자 입장에서 유쾌한 상황은 아니었다. 앞서 만루 찬스를 놓친 페레즈로선 한 방이 필요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키움 좌완 김재웅을 상대로 1~2구 연속 볼로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지만 3구 스트라이크에 이어 4구째 체인지업에 속았다.
볼카운트 2-2에서 5~6구 연속 파울로 걷어냈지만 7구째 몸쪽 낮게 꽉 차는 140km 직구에 얼어 붙었다. 루킹 삼진. 흐름이 끊긴 한화는 다음 타자 이성곤도 중견수 뜬공 아웃되면서 만루 기회를 또 득점 없이 날렸다. 7회 백용환의 동점 솔로 홈런 외에 적시타거 터지지 않으며 잔루 9개를 남긴 한화는 결국 1-1 무승부에 만족했다.

페레즈는 7회 수비에서도 공을 놓치는 실책를 범했다. 이정후의 평범한 뜬공 타구에 글러브를 내밀었으나 공을 떨어뜨렸다. 이정후가 2루까지 뛰어가면서 순식간에 득점권 위기. 바뀐 투수 김종수가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이 끝났지만 1-1 동점 상황에서 치명적인 실책이 될 뻔 했다. 포수 뺴고 내외야 모든 포지션이 되는 페레즈이지만 37경기 만에 실책 5개로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