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내보내고는 싶지만…”
NC 다이노스는 현재 전력을 온전히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원정 숙소 술판 파문으로 전열을 이탈한 선수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 일탈로 징계를 받은 4명의 선수들의 경우 어떻게든 공백을 채울 대체 자원은 존재했다. 경험의 문제가 있었고 평균치에 대한 의문이 있었지만 어떤 수를 써서도 공백을 지워낼 수 있었다. 하지만 NC는 정작 이들이 문제가 아니었다. 주축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구심점의 문제였다. 그라운드 내에서 구심점이자 사령관 역할을 맡은 선수는 당연 ‘안방마님’ 양의지였다.
하지만 술판 일탈 징계로 이탈한 후반기, 양의지 역시 안방마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반기에도 양의지는 우측 팔꿈치 통증으로 포수 출장 빈도가 많지 않았다. 김태군과 선발 포수 마스크 자리를 나눠 맡았다. 귀중한 양의지의 존재 가치로 관리가 필요했다. 어차피 기존 포수 역할에 투수 리드, 중심 타자 역할까지. 양의지의 업무는 많았기에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를 최소화 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 양의지는 사실상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뽑혔고 이 기간 휴식 대신 중압감이 곱절로 증가됐다. 포수로 강행군을 펼쳐야 했기에 팔꿈치 관리가 되지 않았다. NC는 양의지가 올림픽을 치르고 복귀한 뒤 팔꿈치 상태가 온전하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양의지의 현재 쓰임새는 지명타자로 한정되어 있다. 양의지의 후반기 포수 선발 출장은 단 4번에 불과하다. 경기 중후반 포수 마스크를 쓰지만 대세에 지장이 없는 상황이 많았다.
팔꿈치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상황. 타자 양의지의 가치를 무시할 수 없지만 양의지가 더욱 빛나는 이유는 포수 마스크를 쓰고 중심 타자를 하기 때문이다. 포수를 보지 않는 양의지의 매력은 반감이 될 수밖에 없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남다른 상황이기에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동욱 감독은 “물론 포수로 빨리 내보내고 싶다.하지만 선발 출장 이후 매일 관리를 해야 한다. 포수로 나간 경기도 팔꿈치 느낌이 무거워졌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종료까지 주 3회 포수 출장이 최종 목표지만 현재로서는 이 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NC는 양의지가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고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도 잘 버텨왔다. 하지만 9월 18일부터 내리 8연패 수렁에 빠졌다. 올 시즌 이전 최다 연패는 4연패에 불과했지만 2배에 해당하는 연패를 당했다.
후반기 페이스가 들쑥날쑥하다. 9월 들어서는 더더욱 그렇다. 9월 8일 기준부터 4연패-6연승-8연패다. 그만큼 팀 전력이 올곧지 못하다는 의미다. 성적 그래프의 파동이 크다는 것은 결국 전력을 꾸준하게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 팀 전력의 중심, 그라운드의 중심에 양의지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안방마님이자 그라운드 사령관으로서, 경기에 좀 더 깊숙하게 개입을 했다면 팀이 조금이나마 지탱이 되지 않았을까.
양의지가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결국 그라운드 안에서의 리더 역할은 나성범, 노진혁, 강진성 등 꾸준히 출장하는 야수들이 맏게 됐다. 양의지의 존재감이 그만큼 옅어졌다는 의미다.
이동욱 감독은 포수 양의지, 중심 타자 양의지, 주장 양의지가 모두 결합됐을 때의 시너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시너지가 현재는 발휘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28일 KIA전에서 8연패 사슬을 겨우 끊었지만 결국 안방마님 양의지의 존재가 두고두고 아쉬운 현실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