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돌이’표 스몰볼, 슬럼프 LG 타선의 반전 만든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9.29 08: 33

 LG의 타선은 시즌 내내 고민거리다. 팀 타율이 8위다. 순위표 9~10위인 KIA, 한화를 제외하곤 사실상 꼴찌다.
톱타자 홍창기를 제외하곤 주전 선수들이 모두 지난해보다 타율이 하락했다. 타격 코치를 교체하는 외부 충격 요법을 실시해도 별 효과가 없다.
외국인 타자는 악몽이다.지난해 38홈런을 친 라모스는 부상과 부진으로 퇴출됐고, 대체 선수로 데려온 보어는 100타수째 1할대 타율로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28일 롯데-LG전. 6회말 1사 1,3루 LG 대타 이영빈의 재역전 1타점 2루타를 때린 후 류지현 감독이 이영빈의 대주자 교체 사인을 보내고 있다.  2021.09.28 / soul1014@osen.co.kr

순위 싸움이 한창인 시즌 막판, 류지현 감독은 작전으로 경기에 개입하며, ‘스몰볼’ 야구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 승부처에서 ‘꾀돌이’ 류지현 감독은 잇따라 작전을 지시하며 경기 흐름을 바꾸고자 했다.
2-2 동점인 6회말, LG는 1사 후 오지환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타석에는 김민성이 들어섰다. 이날 2루수 땅볼, 삼진으로 안타가 없었다.
풀카운트에서 자동 런앤히트 상황이 됐다. 1루 주자 오지환이 투구와 동시에 2루로 뛰었고, 김민성이 밀어친 타구는 2루수 수비 위치로 굴러갔다. 그런데 오지환의 주루로 인해 2루수가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면서 외야로 빠지는 타구가 됐다. 정상 수비 위치라면 잡아서 병살타가 됐을 타구였다. 이닝이 끝났을 상황이 1사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런앤히트가 멋지게 성공했다.
1사 1,3루에서 류지현 감독은 좌타자 문보경 대신 대타 카드를 꺼냈다. 그런데 좌타자인 신인 이영빈이었다. 이영빈은 경기 후 “(그 상황에서) 내가 대타로 나갈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중요한 상황, 신인 타자에게 기회를 맡겼다. 대타 타율이 4할1푼7리로 좋은 편이지만, 대담한 작전이었다. 문보경이 앞서 삼진, 2루수 뜬공으로 좋은 타격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고려됐을까.
이영빈은 롯데 불펜 김도규를 상대로 2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떨어지는 포크볼을 때려 1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우선상 2루타를 때렸다. 3루 주자가 득점했고, 우익수 손아섭이 비에 흠뻑 젖은 잔디에 미끌어지면서 포구 실책까지 나왔다. 1루 주자까지 득점하며 스코어는 4-2로 달아났다. 대타 작전까지 100% 성공.  
이영빈의 안타 상황에서도 벤치 작전이 나왔다. 이영빈은 경기 후 “포크볼이 연거푸 5개 들어오기도 했고, 런앤히트 작전이 나와 어떻게든 맞히려고 했다”고 적시타 상황을 설명했다. 벤치에선 병살타를 막기 위해 런앤히트 사인을 냈고, 이영빈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승부처에서 류지현 감독의 작전이 빛났고, 선수들이 기대대로 좋은 활약으로 성공시켰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전에 시즌 승부처 이야기가 나오자 "9월에 조금 떨어졌지만, 후반기는 아직 (5할에서) +1승은 하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 +1을 하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제 승부처다. 10월 (수아레즈가) 돌아오면 쓸 수 있는 전력을 다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력에는 벤치의 용병술도 포함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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