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에서 일본야구 금메달을 이끈 이나바 아쓰노리(49) 감독이 퇴임식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나바 감독은 지난 30일 일본 도쿄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4년 2개월의 임기를 마치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4년 선수 은퇴 후 대표팀 타격코치를 거쳐 2017년 7월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나바 감독은 그해 11월 APBC 챔피언십 우승, 2019년 프리미어12 우승, 2021년 도쿄올림픽 금메달로 혁혁한 성과를 내고 물러난다. 일본은 연내로 이나바 감독의 후임 사령탑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나바 감독은 "모든 선수, 코치, 스태프, 가족 그리고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감독을 맡았다. 최대 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어 안심이 된다. 4년간 많은 선수들과 경기하며 소통했고, 여러 가지로 공부가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나바 감독은 "젊은 세대가 계속 나와 어린 아이들에게 동경받는 사무라이 재팬이 되길 바란다. 올림픽을 계기로 야구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없다. 나중에 프로야구 선수가 돼 사무라이 재팬을 목표로 했으면 좋겠다"며 올림픽 금메달을 계기로 일본 내에서 다시 한 번 야구 붐을 기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아키야마 쇼고(신시내티) 등 대표팀에서 이나바 감독과 함께한 선수들의 영상 메시지도 흘러나왔다. 올림픽 금메달 멤버인 투수 야마자키 아스아키(요코하마)는 기자회견장에 깜짝 등장해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감격의 눈물을 흘린 이나바 감독은 아름답게 퇴장했다.

이나바 감독의 퇴임식은 우리나라 상황과 참 비교된다. 한국야구는 올림픽에서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충격의 노메달에 그쳤다.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귀국 현장 인터뷰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임기가 끝났지만 거취에 대한 표시가 없다. 10월까지 계약에 따른 연봉 지급으로 뒷말이 나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끌었지만 한 번의 실패로 죄인 취급을 받고 있다. 김경문 감독에 앞서 최초 국가대표 전임 감독에 오른 선동열 전 감독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었으나 선수 선발 과정에서 논란으로 국정감사에 불려나가는 수모 끝에 사퇴했다.

2006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과 준우승, 2015년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을 이끌었던 '국민 감독' 김인식 전 감독도 2017년 WBC 예선 탈락 후 씁쓸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갔다. 성적으로 평가받고 책임지는 게 감독이지만 '욕받이'로 전락한 우리나라 야구대표팀 수장 자리를 누가 맡고 싶어 할까. 이나바 감독 퇴임식이 그래서 더 부러울 따름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