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가 기적을 꿈꾸고 있다. 지긋지긋한 19년 연속 포스트시즌 구경꾼을 벗어날 수 있을까.
시애틀은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서 4-2 역전승을 거두며 4연승을 질주했다. 오클랜드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살렸다. 최근 11경기에서 10승을 기록한 시애틀은 20년 만에 '가을 야구'를 꿈꾼다.
2001년 116승 46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시애틀은 이후 19년 동안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올해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다면 2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기록하게 된다. 현재 메이저리그 팀들 중에서 최장 불명예 기록이 이어진다.
![[사진] 시애틀 매리너스 제러드 켈레닉.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10/01/202110010023775289_6155d6b84ebe5.jpg)
시애틀은 1일 현재 89승 70패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를 기록중이다. 휴스턴이 이날 승리하면서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는 충분히 노려볼만하다.
와일드카드 1위는 양키스(91승 68패)다. 시애틀은 보스턴(89승 70패)과 함께 양키스에 2경기 뒤진 공동 2위다. 토론토(88승 71패)는 시애틀에 1경기 밀려나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애틀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최근 11경기에서 10승을 기록하면서 판을 뒤집었다.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놓고 대역전극을 노린다. 시애틀의 남은 3경기는 오타니 쇼헤이가 있는 LA 에인절스다. 보스턴은 워싱턴과 3경기를 치르고, 토론토는 볼티모어와 3연전을 갖는다. 매치업에서 시애틀이 해볼만 하다.
19년 동안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하지 못한 시애틀 팬들은 ‘믿음(Believe)’이라는 응원 문구를 들며 시애틀을 응원하고 있다. 이날 시애틀이 역전승을 거둔 T-모바일 파크는 마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것처럼 열광에 휩싸였다.
스캇 서비스 감독은 지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포스트시즌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마치 포스트시즌 경기 같았다”라며 팬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를 느꼈다.
J.P. 크로포드 역시 “다들 시애틀의 이야기를 알고 계실거다. 2001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이 저주를 깨거나 이곳의 안좋은 흐름을 끊고 싶다. 누구나 이 도시에서 전설이 되고 기억에 남고 싶을 것”이라며 포스트시즌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현실이 아닌 것 같다”라며 구장의 분위기에 도취된 팀내 최고 유망주 제러드 켈레닉은 “영화나 어릴적 스포츠 센터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장면이다. 만약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저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고 열광적인 분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시애틀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은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과 미래에 대해 정말 좋은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가 제공하는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에 따르면 지난 16일 시애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고작 0.6%였다. 보름 만에 기적을 이뤄내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