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아도 꿈결' 류진 "실제로 사랑꾼 절대 아냐…금상백에게 많이 배워"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1.10.02 13: 01

배우 류진이 ‘속아도 꿈결’을 통해 위기 속 빛나는 가장과 맏형의 모습을 보여줬다. 더 나아가 가족의 따뜻한 정과 진정한 의미를 전달했다.
류진은 2일 OSEN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 1일 종영한 KBS1 일일드라마 ‘속아도 꿈결’(극본 여명재, 연출 김정규) 종영 소감과 금상백 역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속아도 꿈결’은 다른 문화의 두 집안이 부모의 황혼 재혼으로 만나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3월 첫 방송된 ‘속아도 꿈결’은 최고 시청률 18.4%(1회,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블루드래곤엔터테인먼트 제공

극 중 류진은 금상백 역으로 열연했다. ‘불운의 아이콘’ 금상백은 40대 초반 한창 나이에 퇴직당한 후 사업을 벌였다가 팔랑귀로 인해 대차게 말아먹고 백수 주부 남편이 된 인물. 그럼에도 학창시절부터 아이돌급 인기를 구가했던 금상백은 속 모르는 남들 눈엔 '갖싶남'(갖고 싶은 남편)이고, 여전히 아내를 심쿵하게 만드는 중년의 테리우스로 안방극장에 비주얼 훈풍을 불어 넣었다.
‘오! 삼광빌라’에서 연하남 손정후로 활약하며 부드러운 직진으로 안방 여심을 사로잡았던 류진은 180도 다른 금상백 역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금상백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집안의 기둥인 맏형과 가장으로서 누구보다 너른 가슴과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류진은 ‘속아도 꿈결’을 마치며 OSEN에 “무척 서운하다. 보통 작품을 끝낼 때 아쉽기도 하지만 힘든 부분도 크기 때문에 얼른 쉬었으면 좋겠는 마음도 있다. 그렇지만 이번 드라마는 함께 한 동료 선후배 배우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인지 시원함보단 섭섭함이 너무 커서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 “절대로 멋있게 보이지 않으려 했다”
류진은 금상백에 대해 “외적으로 절대로 멋있게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 심지어 촬영 때 내가 멀쩡해 보이면 감독님이 괜히 머리를 흐트러트릴 정도였다. 의상도 1990년대 느낌의 정장이나 트레이닝복을 입으려고 했다”며 “예전 작품들에서 무게감 있게 말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해맑은 수다쟁이 느낌을 주기 위해 빨리 말하려고 노력했다. 빨리 말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류진은 “김정규 감독과는 KBS2 ‘국가가 부른다’에서 호흡을 하며 친해진 사이인데, 아직 방송에 비춰지지 않았던 류진의 다른 모습들, 허당끼나 코믹하고 순수한 모습 등을 감독니께서 아시고 캐스팅했지만 이전에 맡았던 캐릭터들과 많이 달랐기 때문에 걱정이 됐다. 하지만 종영이 가까운 지금 시점에서는 90% 싱크로율이라고 생각할 만큼 많은 부분이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류진은 “캐릭터 면에서 작가님이 처음에 제게 미안해하셨다. 상백이 많이 나오지만 상백이만의 이야기보다는 다른 커플들의 멜로나 아픔들을 받쳐주는 부분들이 많아서였다. 그러나 상백이 중심에서 다른 캐릭터들을 이어주는 메신저 같은 캐릭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역할을 하려고 헀던 것 같다”고 말했다.
▲ “금상백 본 아이들, ‘아빠 왜 저래’라고 하기도”
류진은 큰 아들 찬형 군과 ‘아빠 어디가?’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최근 큰 아들 찬형 군은 셰프가 꿈이라며 유튜브 채널과 각종 방송에서 모습을 비춰 화제를 모았고, 작은 아들 찬호 군도 아빠를 닮은 남다른 비주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류진은 “찬형이랑 찬호가 나이 차가 있어서 반응이 다르다. 찬호는 시간이 나면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캐릭터 이름을 다 외우고 다녔다. 찬호는 나의 실제 모습이랑 방송 모습이 많이 달라보였나 부다. 애들이 보기엔 상백이 좀 한심해 보여서인지 ‘아빠 왜 저래’란 얘기를 많이 했다.(웃음) 그러면서도 아빠가 드라마에 나오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반면에 애들이 보기에 좀 더 멋있는 역을 했으면 하기도 했다. 어벤저스 주인공같이(웃음). 찬형이는 시간도 없고 해서 드라마를 잘 못 봤는데, 물어보면 내가 설명해주고 그랬다. 찬형이는 드라마 내용보다 연기자 직업에 대해 묻기도 하고, 촬영하는 거 보러 가도 되냐고 묻는 등 촬영 현장을 궁금해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직업에 대해 새롭게 깨우친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류진은 “예능에 출연할 생각은 있다. 아이들도 나름 바빠서 시간이 허락되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예능이라면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잘은 못하지만 운동을 좋아하니까 운동 예능이 궁금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류진은 “찬호가 요리사가 꿈이라서 지금도 요리를 많이 하고 있고 그런 장면들이 유튜브에도 많이 나왔다. 아직은 초등학생이라 엄청 잘하는 것까지는 아니다. 어떨 때는 완전히 망쳐서 찬형이가 ‘음식물 쓰레기네’라고 한 적도 있다.(웃음) 그래도 그 중에서 밥솥으로 만든 카스테라나 츄러스, 샌드위치는 성공적으로 만들어서 맛있게 먹기도 했다. 요리 쪽으로 좀 더 해보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마큼 좋았던 현장”
류진은 ‘속아도 꿈결’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현장 분위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여태까지 많은 작품을 하면서 좋은 작품과 좋은 팀들이 많았지만 이런 팀은 처음이었다. 배우들 모두 항상 서로서로 격려와 칭찬과 사랑이 넘쳐나는 현장이었고 그게 드라마에서도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현장 분위기에서 촬영한 만큼 모든 장면이 기억에 남겠지만, 류진은 특히 최정우, 박탐희와 촬영한 장면을 꼽았다.
류진은 “상백이만 봤을 때 명장면은 아버지께서 옛집에 따로 계시는 장면이었다. 아픈 아버지께 밥을 차려드리면서 남들에게는 잘하면서 자신들에게는 야박했냐고 서운한 마음을 토로하다가, 자신은 앞으로 또 맞아도 되지만 모란 앞에서는 하지 말라며 혼자 있지 말고 얼른 모란에게 돌아가라고 말하던 부분이 와닿았다. 마음은 안 그런데 겉으로는 데면데면한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를 보여주면서, 상백이가 아버지를 많이 사랑한다는 것도 보여준 명장면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영혜가 갱년기로 힘들어할 때 놀이터에서 ‘인영혜, 사랑해. 당신 열일곱 사춘기 때 만나 마흔다섯 갱년기 될 때까지 당신만 사랑했어. 노년기가 돼도 당신 나한테 여자야. 세상에 하나뿐인 내 여자야’라며 상백이만의 방식으로 위로하던 대사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한 류진은 “많은 사람이 나오는 장면이 재미있었다. 그렇게 모이는 장면이 쉽지 않은데 모이면 신나고 재밌었다. 옥상에서 오민희의 인터뷰를 찍는 장면은 추운 날 고생하며 찍었지만 정말 즐겁게 찍었다. 오랜 시간 그 장면을 찍으며 진짜 엄마, 아빠가 되고 형제, 오누이가 되었다고 할 만큼 서로 친해지고 돈독해지는 계기가 된 날이었다”고 이야기했다.
▲ “금상백 만큼 사랑꾼은 아냐, 많이 배웠다”
류진은 금상백의 아내 인영혜 역을 맡은 박탐희와 현실적인 가정을 그려내며 많은 공감대를 얻었다. 류진은 박탐희와 호흡에 대해 “박탐희와 연기 호흡은 매우 좋았다. 전에 작업을 같이 안 해봐서 잘 몰랐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박탐희 배우가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라는 것을 알고 많은 것을 배웠다. 덕분에 진짜 부부처럼 서로 믿고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로 호흡을 맞춰갔다”고 말했다.
이어 금상백 만큼 사랑꾼에 가까운가에 대한 질문에는 “실제로는 상백이같은 사랑꾼은 절대 아니다. 마음은 상백이와 같지만, 표현 방법이 다르다. 나도 타고난 애교가 있지만, 표현을 자제하려고 해 무심해 보이는 반면에 상백은 자신의 마음을 다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상백이한테 배운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 “‘속아도 꿈결’, 가족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사랑할 수 있단 메시지”
‘속아도 꿈결’에서 반전 매력을 보여주며 캐릭터 변신에 성공한 류진. 그는 작품이 주는 메시지에 대해 “드라마나 상백이 주는 메시지가 비슷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가족들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애초에 가지고 시작하는데 어느새 잊고 살아간다. 형제, 부부 간에 싸우는 일이 많이 있는데 원래는 서로 사랑하고 떼려야 뗄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것을 잊고 살아가지 말자. 또 가족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드라마의 메시지이다. 사실 시놉의 내용 그대로인데 드라마들이 진행되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시놉의 내용과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끝까지 우직하게 시놉의 내용 그대로 간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류진은 “우리 드라마가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을 시청자분들도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기존 일일극 스타일이 아니라 약간 호불호가 있었다고 들었다. ‘속아도 꿈결’처럼 가슴에 와닿는 드라마가 있어야 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을 이해하고 끝까지 봐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했고 덕분에 많은 힘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류진은 “드라마가 끝난 지금, 예전 작품 속 역할들을 보며 저런 역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제 상백이스러워졌다.(웃음) 그래도 상백이 역할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부분도 있고 해서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굳이 꼽자면 요즘 장르물이 많이 나와서 장르성이 짙은 작품을 도전하고 싶다. 스릴러든 공포든 최근 화제가 된 ‘오징어게임’처럼 개성이 강한 장르물을 해보고 싶다. 배역은 악역이든 선한 역이든 상관없이 장르물에서 센 역을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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