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닮은꼴, "나는 하루살이, 계산이 서는 투수가 되겠다"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10.02 10: 50

올해 들어 삼성 계투진에 새 얼굴이 많이 등장했다. 좌완 이상민도 그중 한 명이다. 
2013년 NC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키움을 거쳐 지난해부터 삼성에서 활약 중이다. 1일 현재 22경기에 등판해 19이닝을 소화하며 1패 1홀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 자책점은 3.79.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승부가 기울었을 때 등판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1점 차 추격 상황에서 투입될 만큼 벤치의 신뢰도가 향상됐다. 
허삼영 감독은 "이상민은 주자가 있을 때 등판하면 추가 실점이 적은 편이다. 우타자를 상대로 좋은 승부를 펼치는 투수로서 원 포인트보다 롱맨 역할을 맡고 있다. 열심히 잘해주고 있다. 계속 중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상민 /what@osen.co.kr

1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상민은 "후반기 시작할 때 별로 좋지 않았는데 캐치볼을 다 하고 따로 공을 던지면서 정현욱 투수 코치님께서 많이 잡아주셔서 제구력이 많이 좋아졌다. 하체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게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상민은 스스로를 '하루살이 투수'라고 표현했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포수 미트만 보고 던진다. 항상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언제든 2군에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하루살이 투수다". 
고교 시절 함께 했던 '절친' 김상수의 존재는 아주 큰 힘이 된다. 이상민은 "상수는 최고의 선수다. 항상 수비도 잘하고 타격도 잘하니까 늘 든든했다. 고등학교 때 제가 등판하면 어려운 타구도 많이 잡아주고 안타도 많이 쳤다. 지금도 많은 도움을 준다. 상수를 비롯해 야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팀 수비를 믿고 자신 있게 던진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상민 / OSEN DB
돌고 돌아 고향팀 유니폼을 입게 된 이상민은 "어릴 적부터 시민야구장에 가서 응원도 많이 했었다. 키움 방출 후 입단 테스트를 거쳐 육성 선수로 왔을 때 실력을 키워 1군 무대에서 던져보고 싶었다. 퓨처스팀에서 오치아이 감독님과 권오원 조규제 코치님 그리고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1군 등판의 꿈을 이루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이상민은 삼성 이적 후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올랐을 때 벅찬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지난해 8월 26일 대구 LG전. 이상민은 5-8로 뒤진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첫 타자 홍창기를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한 데 이어 오지환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대타 박용택을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오랜만에 등판해 긴장도 많이 되고 고향팀 유니폼을 입어 감회가 새로웠다. 선두 타자를 잡고 나니 조금씩 괜찮아지면서 자신 있게 던진 것 같다. 마지막 타자를 잡고 공도 따로 챙겼다". 이상민의 말이다. 
이상민은 데뷔 후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는 "키움 시절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된 적은 있지만 출장 기회를 얻지 못했다. 당연히 포스트시즌에 나가고 싶은 욕심은 크다. 믿음을 주는 투구로 한 경기라도 던지고 싶은 게 소망"라고 말했다. 
'끝판대장' 오승환과 환상 캐미를 자랑하는 이상민은 "처음에는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선배님께서 먼저 장난도 쳐주셔서 많이 친해졌다. 한 번씩 선을 넘는 게 아닌가 싶어 조심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상민은 선수단 사이에서 '손흥민 닮은꼴'로 불린다. "아주 살짝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보다 (김)대우 형이 더 닮았다"고 웃어 보였다. 
이상민에게 어떤 투수가 되고 싶냐고 묻자 "계산이 서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벤치가 신뢰할 수 있는 필승 카드로 우뚝 서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 났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