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불펜? 2년 연속 20홀드가 답이다, “유일한 고민은 좌타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0.04 16: 13

LG 필승조 정우영(22)이 KBO리그 최고의 중간투수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때 선발 욕심도 있었지만 KBO 40년 역사 상 5명밖에 해내지 못한 2년 연속 20홀드를 달성하며 향후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았다.
정우영은 지난달 28일 잠실 롯데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 1탈삼진 완벽투를 선보였다. 5-2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오른 그는 선두 안치홍을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대타 나승엽을 3구 삼진, 대타 김주현을 초구에 2루수 땅볼로 잡고 임무를 완수했다. 지난해부터 2년 연속 20홀드를 달성한 순간이었다.
2년 연속 20홀드는 그 동안 안지만(2015~2018), 주권(2019~2021), 이동현(2013~2014), 한현희(2013~2014), 진해수(2019~2020) 등 역대 5명밖에 밟지 못한 고지다. 정우영이 6번째로 이를 해냈고,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추가했다.

LG 트윈스 투수 정우영 / OSEN DB

최근 잠실구장에서 만난 정우영은 “19개에서 열흘 정도 멈춰 있어 아홉수인가 했는데 2년 연속 했다고 생각하니 잘한 것 같다”며 “3년 동안 풀타임으로 뛴 게 인정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안 아프고 3년을 한 부분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자랑스러운 소감을 말했다.
대기록이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이었다. 구단의 철저한 관리가 확실한 믿을맨을 탄생시켰다. 지난 시즌 65경기-75이닝에서 올해 57경기 48이닝으로 소화 이닝이 감소한 정우영은 “어색한 숫자이기도 한데 그만큼 구단에서 잘 관리해주셔서 안 아프고 왔다. 사실 더 던지고 싶을 때도 있지만 감독님이 항상 홀드 상황에 내보내는 배려를 해주신다.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LG 트윈스 투수 정우영 / OSEN DB
정우영은 한때 LG의 선발 자원으로 각광받았던 선수. 본인도 선발 보직에 욕심이 있었지만 이번 대기록으로 모든 고민을 해결했다. 그는 “선발 욕심은 없다. 지금까지 보면 중간이 잘 맞는다. 3년 동안 중간만 해서 여기에 맞춰져 있기도 하다. 끝까지 중간투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보직 설정에 따라 구종 추가도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상황. 정우영은 “구위만 좋다면 두 가지 구종으로도 충분히 잘 해낼 것으로 본다. 구종 생각은 정리가 됐다”며 “선발을 한다면 구종이 더 필요하겠지만 이젠 효율적으로 던질 수 있는 구종만 1개씩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우영의 남은 과제는 좌타자 상대 요령이다. 대부분의 사이드암투수가 좌타자 상대에 어려움을 겪지만 이를 극복한다면 더욱 위력적인 필승조 요원이 될 수 있다. 정우영의 피안타율은 우타자(.120)에 비해 좌타자(.365)가 월등히 높다.
정우영은 “좌타자 상대로 안 좋은 이미지가 계속 있다. 한 번은 좌타자 때 코치님이 올라오셔서 바꾸나 싶어 공을 넘겼는데 타이밍을 끊기 위해 올라왔다며 당황해하셨다”고 웃으며 “코치님이 이겨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또 그게 맞는 말이다. 야구는 내가 하는 것이고, 내가 이겨내야 한다. 또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된다”고 변화를 전했다.
정우영은 후반기 20경기 3승 1패 1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1.56으로 감이 상당히 좋다. LG의 2위 싸움에 상당한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올해는 전반기와 후반기 모두 컨디션이 좋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며 “이 좋은 페이스를 가을야구까지 쭉 이어가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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