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거인, 7회 멈췄던 시계가 102일 만에 다시 가동된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0.07 05: 33

폭우로 인해 멈췄던 곰과 거인의 시간이 102일만에 다시 돌아간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7일 오후 4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지난 6월 27일 우천으로 중단된 ‘서스펜디드 게임’을 치른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두산이 4회 양석환과 최용제의 적시타로 먼저 2점을 뽑은 뒤 롯데가 7회 대타 이대호와 손아섭, 전준우의 3타자 연속 적시타를 앞세워 3-2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정훈이 홍건희 상대 도중 볼카운트 2B-2S에서 폭우로 경기가 중단됐고, 1시간을 넘게 기다린 끝에 결국 KBO리그 역대 10번째 서스펜디드가 선언됐다.

두산 베어스(위)와 롯데 자이언츠 / OSEN DB

2021 KBO 공식야구규칙에 따르면 날씨 때문에 이닝 도중 콜드게임이 선고되고, 원정구단이 득점해 리드를 잡은 뒤 홈구단이 재역전시키거나 동점을 만들지 못했을 때 일시정지 경기(서스펜디드) 규칙을 채택할 수 있다. 정식 서스펜디드 경기가 성립된 건 2014년 8월 5일 사직 NC-롯데전 5회 조명시설 고장으로 인한 중단 이후 약 7년만이다.
서스펜디드 경기 속행은 원래의 경기를 끝마치는 것이므로 두 구단의 출장자와 타순은 정지했던 때와 같아야 한다. 따라서 경기는 롯데가 3-2로 앞선 7회초 1사 2, 3루 상황부터 시작된다. 두산 홍건희가 마운드를 지키고 있고, 타석에는 롯데 4번타자 정훈이 서 있다. 볼카운트는 그대로 2B-2S이다.
선수 출정 규정과 관련해서는 원래의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던 선수는 속행된 경기에 교체선수로 출장할 수 있으나 원래 경기에 출전했다가 교체돼 물러난 선수는 속행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당시 두산은 정수빈-박계범-김인태-양석환-허경민-최용제-오재원-안재석-안권수, 롯데는 추재현-손아섭-전준우-정훈-안치홍-한동희-김민수-정보근-딕슨 마차도 순의 라인업을 꾸렸다. 두산은 교체 선수가 없었고, 롯데는 신용수, 이대호, 김재유, 나승엽이 교체 투입되며 이날 신용수, 이대호는 출전이 불가능하다. 반대로 두산은 박건우, 김재환 등이 벤치에 대기하고 있다.
마운드는 두산은 선발 이영하가 6⅓이닝 1실점으로 물러난 뒤 박정수-이현승에 이어 홍건희가 던지고 있었다. 롯데는 선발 박세웅이 6이닝 2실점을 기록 중이었는데 6일 사직 KIA전 선발로 나서며 7회말 투수 교체가 예상된다.
아울러, 원래 경기 출전선수로 등록되지 않았더라도 속행경기 출전선수로 등록돼 있으면 그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또 원래 경기에 출전해 다른 선수와 교대해 물러났기 때문에 출전 자격이 없는 선수의 등록이 말소돼 대신 등록된 선수라도 속행경기 출전이 가능하다.
이날 또 다른 관심거리는 손아섭의 통산 2000안타 달성 시점. 손아섭은 지난 8월 14일 잠실 LG전에서 역대 최연소, 최소 경기 2000안타를 달성했는데 6월 17일 경기서 서스펜디드 선언 직전 7회 적시타로 안타를 추가했다. 7일 서스펜디드 경기가 마무리되면 2000안타 달성 시점이 앞당겨진다.
입장권의 경우 6월 17일 입장권을 소지한 관중만 10월 7일 7회부터 경기 관람이 가능했다. 그러나 수도권이 무관중으로 전환됐고, 두산 구단은 “KBO리그 서스펜디드 규칙에 의거해 정식경기 또는 콜드게임 성립 시점보다 더 많이 진행된 경기 입장권은 환불이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고자 해당 경기 예매자분들에게 내년 시즌 홈경기 외야석 관람권을 제공해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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