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루수 한동희가 믿을 수 없는 슈퍼캐치로 6월 27일부터 100일 넘게 이어진 리드를 지켜냈다.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서스펜디드 경기.
지난 6월 27일 우천 중단되기 전 상황은 이랬다. 두산이 4회 양석환과 최용제의 적시타로 먼저 2점을 뽑자 롯데가 7회 대타 이대호와 손아섭, 전준우의 3타자 연속 적시타를 앞세워 3-2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정훈이 홍건희 상대 도중 볼카운트 2B-2S에서 폭우로 경기가 중단됐고, 1시간을 넘게 기다린 끝에 결국 KBO리그 역대 10번째 서스펜디드가 선언됐다.

서스펜디드 경기 속행은 원래의 경기를 끝마치는 것이므로 두 구단의 출장자와 타순은 정지했던 때와 같아야 한다. 따라서 경기는 롯데가 3-2로 앞선 7회초 1사 2, 3루 상황부터 시작됐다. 두산 홍건희가 마운드에 올랐고, 타석에는 롯데 4번타자 정훈이 섰다. 볼카운트는 그대로 2B-2S.
정훈이 풀카운트 끝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안치홍이 홍건희의 149km짜리 강속구를 공략해 2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두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7회말 2사 후 대타 박건우가 좌중간으로 향하는 3루타로 물꼬를 튼 뒤 폭투를 틈 타 재빠르게 홈을 밟았다. 그리고 8회 선두 박세혁의 2루타와 정수빈의 볼넷을 묶어 다시 기회를 만든 뒤 김인태의 1타점 내야땅볼로 1점 차 추격을 가했다.
다급해진 롯데 벤치는 계속된 1사 1, 3루서 1루 대주자 조수행이 도루로 2루를 훔치자 후속 양석환을 자동고의4구로 내보냈다. 만루 작전이었다. 이후 허경민을 2루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페르난데스에 2구만에 좌측 외야로 향하는 강한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2사였기에 주자 3명이 충분히 홈을 밟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롯데에는 2018 1차 지명에 빛나는 특급 3루수가 있었다. 한동희가 점프와 함께 글러브를 낀 왼손을 쭉 뻗어 이를 직선타 처리한 것. 주자 3명을 모두 지우고 이닝을 종료시키는 결정적 호수비였다. 페르난데스는 방망이를 던지며 짙은 아쉬움을 표했고, 그렇게 두산의 찬스가 날아갔다.
위기 뒤에는 찬스가 오는 법. 롯데는 9회 안치홍의 2타점 쐐기 적시타를 앞세워 두산을 7-6으로 꺾고 후반기 기적 도전을 이어나갔다. 이제 7위 NC와의 승차는 1.5경기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