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선동열·류현진 전설 소환…두산에 쿠바산 K머신이 강림했다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0.07 22: 26

아리엘 미란다(두산)가 두산 마운드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미란다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5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이날은 두산 에이스 미란다의 시즌 25번째 선발 경기. 올해 기록은 24경기 13승 5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평균자책점, 탈삼진(194개) 1위, 퀄리티스타트 3위(18회), 다승 공동 4위 각종 지표 상위권을 독식 중이었다. 최근 등판이었던 1일 LG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긴 터. 롯데전은 데뷔 처음이었다.

3회초 2사 1, 2루 상황 롯데 손아섭을 내야 땅볼로 이끌며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지은 두산 선발 미란다가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포수 박세혁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1.10.07  / dreamer@osen.co.kr

1회부터 딕슨 마차도-손아섭-이대호를 KKK 처리하는 위력투를 뽐냈다. 2회에도 선두 전준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안치홍-정훈을 연속 삼진 처리.
3회부터는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선두 한동희와 마차도의 안타로 2사 1, 2루에 처했지만 손아섭을 1루수 땅볼로 돌려보냈고, 4회 전준우의 안타, 안치홍의 볼넷 이후 정훈과 한동희를 각각 삼진,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그리고 2안타로 몰린 5회 1사 1, 2루서도 손아섭을 삼진, 이대호를 2루수 뜬공으로 막아냈다. 5회까지 투구수는 88개.
여전히 0-0이던 6회 첫 실점했다. 선두 전준우의 안타 이후 안치홍-정훈을 연달아 삼진 처리했으나 한동희의 2루타 때 중계플레이 과정에서 2루수 포구 실책이 나왔고, 그 틈을 타 전준우가 홈을 밟았다. 다만 지시완의 내야안타로 이어진 2사 1, 3루는 신용수를 3루수 뜬공으로 잡고 극복했다.
투구수가 104개에 달한 미란다는 1-1로 맞선 7회 홍건희에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았지만 타선 침묵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미란다는 이날 3회 지시완의 삼진으로 KBO 역대 14호이자 두산 최초 한 시즌 200탈삼진 고지를 점령했다. 200탈삼진은 그 동안 장명부(삼미), 최동원(롯데), 김시진(삼성), 선동열(해태), 주형광(롯데), 정민철(한화), 류현진(한화) 등 전설적인 투수들밖에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 한 시즌 최다 탈삼진은 1984년 최동원의 223탈삼진. 아울러 지난해 댄 스트레일리(롯데)에 이어 2년 연속 리그에 200탈삼진 투수가 탄생했다.
종전 두산 최다 탈삼진 기록은 2019년 라울 알칸타라의 189개였다. 그 뒤를 2020년 조시 린드블럼(182개), 1998년 박명환(181개)이 따르고 있다. 세 선수 모두 이름만 들어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당대 특급 에이스였지만 미란다가 이들을 모두 넘어섰다.
또한 1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KBO리그 외국인투수 및 구단 최다 타이기록에 도달했다. KBO리그 외국인투수 최다 연속 퀄리티스타트는 2019~2020년 워윅 서폴드(한화), 두산은 1995년 권명철의 17경기다. 참고로 리그 전체 퀄리티스타트 최다 연속 기록은 2010년 류현진의 23경기다.
이날 200탈삼진 이후에도 삼진 4개를 추가한 미란다는 이제 KBO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향해 달려간다. KBO리그 레전드 최동원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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