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원정 인프라 지적, 이대호도 지지 “맞는 말, 미국은 홈·원정 똑같이 배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0.08 05: 33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추신수(SSG)의 연이은 KBO리그 인프라 지적. 동갑내기 친구 이대호(롯데)와 미국 출신 외국인 사령탑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의견은 어떨까.
지난 5일 추신수의 KBO리그의 열악한 인프라를 향한 작심 발언이 큰 화제가 됐다. 3월 잠실구장 원정 라커룸에 아쉬움을 표했던 추신수는 이번에는 “한국에서 제일 힘든 것이 준비를 하는 것이다. 어떻게 호텔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배팅케이지 연습 없이 대타로 나가는지 모르겠다”며 “타자가 좁은 공간에서 빈 스윙만 하고 대타로 나간다. 앉아 있다가 스윙만 하고 나가서 못 치는 게 과연 선수만의 잘못인지 되묻고 싶다”고 원정팀의 배팅 케이지 시설 부재를 지적했다.
동갑내기 친구 이대호의 의견도 같았다. 2016년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104경기를 뛴 이대호는 8일 잠실에서 “(추)신수는 미국에서 20년 넘게 야구를 했다. 미국은 모든 야구장이 원정, 홈 똑같이 배려를 한다. 대타가 스윙만 하다가 나가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어디든 배팅케이지가 있어서 치고 나갈 수 있다. 그런 환경에서만 경기를 해 답답한 부분이 분명 있었을 것”이라고 동조했다.

롯데 이대호(좌)와 SSG 추신수 / OSEN DB

다만, 이대호는 추신수와 달리 KBO리그에서 1813경기를 소화하며 국내 사정이 익숙하다. 그렇기에 “한국야구도 분명 좋아지고 있다. 그리고 상대팀에 배려를 더 해주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선을 보이며 “한국에 있는 선수뿐만 아니라 위에 계신 분들은 메이저리그 라커룸을 들어갈 수 없다. 추신수가 맞는 말을 하고 있고, 이렇게 계속 이야기해주는 게 앞으로 한국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 / OSEN DB
롯데 서튼 감독은 이를 미국과 한국 야구의 문화 차이로 바라봤다. 핵심은 원정팀의 출근 시간이었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 빅리그 252경기에 출전한 서튼 감독은 “KBO리그에는 최근 새 야구장이 많이 생겼고, 아름답게 잘 지었다. 그러나 아마도 건설 당시 야구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얼마나 시간을 보내는지 잘 모르고 지었을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는 저녁 경기면 선수들이 오후 1시쯤 출근한다. 오후 시간 동안 웨이트트레이닝도 하고, 휴식도 하고, 주방에서 음식을 먹기도 한다. 홈, 원정팀 모두 넓은 배팅 케이지에서 질 좋은 훈련도 할 수 있다”며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오는 한국 원정팀과 달리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야구장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는 어떤 게 맞고 틀린 문제가 아닌 문화 차이다. 선수들이 야구장에 오는 시간의 차이”라고 말했다.
서튼 감독은 이어 “만일 모든 구장에 원정 시설이 잘 돼 있다면 야구장에서 식사도 하고 휴식도 충분히 취할 수 있다. 그러나 KBO리그는 보통 원정팀들이 호텔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출근한다”며 “KBO리그의 많은 감독님들과 코치님들, 선수들이 자신만의 문화와 루틴이 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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