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 8년 독재 끝낸 ‘몰락 왕조’ SF, 어떻게 다시 강팀이 되었나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10.08 09: 02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LA 다저스와 맞붙는다.
올 시즌 107승 55패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승률 1위를 차지한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106승 56패)의 9년 연속 지구 우승을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시즌 최종전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을 벌인 두 팀은 이제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는다. 두 라이벌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을 시작으로 8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는 올 시즌에도 유력한 지구 우승 후보로 꼽혔다. 반면 2010년대 초반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2010, 2012, 2014)을 차지한 이후 암흑기에 빠져든 샌프란시스코는 올해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대반전이 일어났다.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기 시작했고 시즌 중반까지는 다저스·샌디에이고와 3파전, 후반에는 다저스와 치열한 지구 우승 경쟁을 벌였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는 구단 역대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우며 9년 만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타이틀을 탈환했다.
놀랍게도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오프시즌 이렇다할 대형영입을 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29승 31패(60경기 단축시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막강한 다저스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샌디에이고가 공격적으로 전력을 증강하면서 포스트시즌 도전을 위해 무리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짝수해 왕조’라고 불리는 전성기를 이끌었던 버스터 포지, 브랜든 크로포드, 브랜든 벨트 등 베테랑들이 모두 살아나면서 단번에 전성기 시절 모습을 되찾았다. 특히 크로포드는 138경기 타율 2할9푼8리(483타수 144안타) 24홈런 OPS .895를 기록하며 만 34세의 나이에 커리어하이를 찍어버렸고 수비에서도 맹활약하며 샌프란시스코의 질주를 이끌었다.
여기에 2018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에반 롱고리아를 비롯해 윌머 플로레스, 토미 라스텔라 등 이적생들이 준수한 활약을 해줬다. 그리고 마감시한을 화려하게 장식한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입은 샌프란시스코의 돌풍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마운드에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대박이 났다. 케빈 가우스먼(퀄리파잉 오퍼 1년 1890만 달러), 앤서니 데스클라파니(1년 600만 달러), 알렉스 우드(1년 300만 달러) 등 비교적 저렴한 계약으로 영입한 선수들이 모두 수준급 성적을 찍었고, 직접 키워낸 유망주인 로건 웹은 지난 2시즌 동안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모습을 벗어버리고 마침내 잠재력을 만개했다.
불펜진에서도 제이크 맥기, 타일러 로저스, 호세 알바레스, 잭 리텔, 하린 가르시아, 도미닉 레오네 등이 모두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탄탄한 투수진 덕분에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2위(3.24)를 차지했고 선발 평균자책점(3.44)은 3위, 불펜 평균자책점(2.99)은 1위를 기록했다. 타선 역시 팀 득점(804) 내셔널리그 2위를 기록하며 무시못할 위력을 발휘했다.
문제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숙적 다저스를 만났다는 점이다.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에게 지구 우승을 내주기는 했지만 팀 득점(830) 내셔널리그 1위, 팀 평균자책점(3.01) 메이저리그 1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벨트가 시즌 막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도 아쉽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두 팀이다. 그리고 두 팀 중 한 팀은 디비전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가을야구 무대에서 퇴장한다. 왕조 부활을 꿈꾸는 샌프란시스코는 짝수해가 아닌 홀수해에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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