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일 만에 경기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당시 순위표와 현재의 괴리가 크다. 과연 102일 전에는 이런 대혼전이 예상이나 했을까.
롯데는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경기를 모두 승리로 따냈다. ‘세미 더블헤더’ 성격으로 진행된 이날 경기였다. 지난 6월 27일 7회초에 우천으로 중단됐고 이날 서스펜디드 경기로 치러진 사실상의 1차전에서 102일 만에 롯데가 7-6으로 신승을 거뒀다. 뒤이어 벌어진 정규 편성 경기 역시 롯데의 7-2로 승리. 이로써 5연승이 끊긴 뒤 다시 승리를 거두면서 5위 추격의 불씨를 다시금 이어갔다. 시즌 60승63패5무의 시즌 성적.
롯데는 10월 들어서는 5승1무1패의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단 5위를 향해서는 부지런히 승리를 해야 한다. 자력으로 순위 상승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후반기 승률 1위(27승19패4무, 승률 .587)를 질주하고 있지만 순위는 여전히 8위에 머물고 있다. 순위 경쟁하는 팀들의 도움을 받아야 롯데가 올라설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런데 지난 7일 경기에서 롯데가 서스펜디드 경기 포함해 2경기를 승리하는 사이, 5위 경쟁 팀들이 모두 패했다. 키움은 수원 KT전에서 2-9로 완패했다. 그리고 NC는 창원 삼성전에서 4-1로 앞서다가 9회 4점을 헌납하며 4-5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SSG 역시 대전 한화전에서 3-4로 끝내기 패배와 마주했다.
롯데는 6위 SSG, 7위 NC와 승차를 0.5경기까지 좁혔고 5위 키움과는 1.5경기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잠재적 경쟁 상대인 4위 두산과의 승차도 3경기로 만들었다. 그야말로 5위권은 대혼전 양상으로 변했다.
102일 전, 과연 서스펜디드 경기가 재개 됐을 때 이런 대혼돈의 중위권 순위 싸움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을 한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6월 27일로 되돌아가보자. 당시 순위표에서 롯데는 여전히 8위에 머물고 있었지만 승차는 더욱 벌어져 있었다. 7위 두산(3.5경기), 6위 키움(4.5경기) 5위 NC(7경기), 4위 SSG(9경기)와는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었다. 5위는 커녕 7위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 판세가 바뀌었다. 두산도 상승곡선을 탔고 롯데도 뒤질세라 승리 보폭을 맞춰나갔다. 승차를 서서히 줄여갔다. 그 사이 키움과 NC, SSG가 주춤하면서 승차가 사라지는 속도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결국 현재와 같은 대혼전 양상을 만든 셈이다.
순위 싸움의 핵으로 떠오른 롯데는 이제 1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순위 경쟁팀들 중 NC, 키움과는 모든 맞대결을 마쳤고 SSG와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 외에 LG(6경기), 한화(3경기), KIA(2경기), 두산(1경기)과 잔여경기를 치러야 한다.
NC는 5강권 팀들 중 가장 많은 2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키움과 3경기, SSG, 두산과 각각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KT, KIA(이상 4경기), 삼성, LG(이상 3경기)와도 잔여경기를 치러야 한다.
키움의 경우 순위 경쟁 구도에 있는 NC와 3경기, 두산과 1경기를 남겨둔 상태. 그 외에 삼성과 가장 많은 5경기가 남아 있고 LG(3경기), KT(2경기), KIA, 한화(이상 1경기)와 경기가 남아 있다.
SSG는 가장 적은 15경기가 남았다. 5강권의 팀들과는 롯데, 두산과 가장 많은 4경기 씩을 치러야 한다. NC와 2경기가 남아 있다. 그 외에 KT, 삼성, LG, KIA, 한화와 각각 1경기 씩을 치른다.
한 여름과는 확연히 다른 판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을야구의 향방이다. 롯데의 대약진과 함께 중위권 순위표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풍랑과 마주하게 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