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판 라스트 댄스? 350SV 클로저, “매일 즐길 뿐, 한 번 더 우승”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10.08 19: 13

“매일 즐기려고 한다. 시장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다만 한 번 더 우승 하자는 마음일 뿐이다.”
LA 다저스 클로저 켄리 잰슨은 숱한 부진과 자격 논란을 꿋꿋하게 이겨내며 마무리 자리를 지켜냈다. 올해 잰슨은 69경기 등판해 4승4패 38세이브 평균자책점 2.22의 성적으로 부활하며 뒷문을 굳건히 지켰다. 후반기 첫 3경기에서 모두 실점했고 특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라이벌전 2경기에서 ⅓이닝 3실점, ⅔이닝 4실점 씩을 기록하면서 잰슨을 향한 회의론이 팽배하기도 했지만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오는 9일부터 열리는 ‘숙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디비전시리즈를 앞두고 잰슨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나의 엉망이었던 투구폼에 또 좌절했다”라면서도 “문제가 무엇인지 바로 알았다”고 되돌아봤다. 이후 잰슨은 블론세이브 없이 후반기를 압도적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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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9회 올라와 1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끝내기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 지난해와 포스트시즌과는 다른 출발이다.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잰슨은 들러리였다. 월드시리즈 6차전 우승 확정 순간 마운드 위에는 잰슨이 아닌 훌리오 유리하스가 있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성적은 8경기 7이닝 5실점(4자책점) 평균자책점 5.14로 부진했고 마지막에 신뢰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 시간을 이겨내는 게 힘들었던 잰슨이다. 그는 “수년간 꿈꿨던 순간이었지만 마음이 아팠다”라며 우승의 순간 밀려난 감정을 되돌아봤다. 그래서 잰슨의 에이전시를 통해서 멘탈 전문가와 상담을 했다.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였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새로운 운동법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잰슨은 그동안의 고집을 버렸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전에는 고집에 셌다. 내가 끝낼 것이고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을 알아내는 게 관건이었고 모든 훌륭한 선수들은 필요하다”라고 “이제는 모든 선수에게 권하고 싶다. 때때로 내가 나 스스로를 망치게 내버려뒀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통제할 수 있는 것만 통제하려고 한다”라고 되돌아봤다.
결국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의 고난 올 시즌 중반의 역경을 극복했고 이를 모두 이겨냈다. 커리어는 무시할 수 없었다. 올해 통산 350세이브를 따냈다. 다저스 프랜차이즈 최다 세이브이고 역대 세이브 순위로는 14번째다. 어쨌든 잰슨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손꼽히는 마무리 투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잰슨은 지난 2017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맺은 5년 8000만 달러의 계약이 종료된다. 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나선다. 잰슨 뿐만이 아니다. 클레이튼 커쇼와 코리 시거, 크리스 테일러, 그리고 맥스 슈어저까지. 투타의 핵심 전력들이 모두 시장의 평가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마치 NBA 시카고 불스 왕조 마지막 시즌인 1997-1998시즌의 ‘라스트 댄스’를 연상시키게 된다. 하지만 잰슨은 ‘라스트 댄스’의 감정보다 그저 한 경기 한 경기를 즐기고 그 다음을 생각하려고 한다.
우선 포수에서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변신을 이끈 다저스 구단 조직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았다. 그는 “나는 항상 다저스에 감사할 것이다. 그들은 항상 내 가족을 돌봐줬고 나를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시켜 두 번째 기회를 줬다. 항상 감사할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비즈니스의 영역이다. 시장은 시장이다. 비즈니스의 측면도 이해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래도 다저스를 떠나고 싶은 마음은 크지 않다는 게 잰슨의 전언.
그리고 “지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이 유니폼을 자랑스럽게 입고 있다는 점이다. 매일 매일을 즐기려고 하고 한 경기 한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라며 “지금의 순간을 통제할 수는 있다. 올해가 다저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이라면 다시 챔피언을 목표로 삼을 것이다. 한 번 더 챔피언을 향해 나아가고 우승을 하자는 마음이다”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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