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1경기밖에 던지지 않은 38세 투수가 재계약 요청을 받는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이영상 2회 투수 저스틴 벌랜더(38)가 그 주인공이다.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는 벌랜더에게 1년 재계약인 퀄리파잉 오퍼(QO)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퀄리파잉 오퍼는 메이저리그 팀이 내부 FA 선수에게 제시하는 1년 재계약. 이를 수락하는 선수는 당해 메이저리그 상위 연봉 125명 선수의 평균치를 연봉으로 받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QO를 수락한 마커스 스트로맨(뉴욕 메츠), 케빈 가우스먼(샌프란시스코)은 1890만 달러를 받았다. QO를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가는 선수에겐 보상 족쇄가 따라붙는다. QO 거부 선수를 영입한 팀은 원소속팀에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내줘야 한다.
![[사진] 저스틴 벌랜더, 케이트 업튼 부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10/08/202110082039779653_61605e50677c5.jpeg)
지난 200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에이스로 활약한 벌랜더는 2019년 9월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돼 월드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었다. 2018년 AL 탈삼진 1위(290개)로 반등에 성공한 뒤 2019년 3월 휴스턴과 2년 총액 66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했다. 2020~2021년 연봉 3300만 달러 조건.
2019년 리그 최다 223이닝을 던지며 21승6패 평균자책점 2.58 탈삼진 300개로 활약,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사이영상을 받은 벌랜더는 그러나 연장 계약 기간 딱 1경기 등판에 그쳤다. 코로나19 셧다운으로 뒤늦게 시작한 지난해 7월25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개막전 6이닝 2실점 승리가 처음이자 마지막 등판이었다.
![[사진] 저스틴 벌랜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10/08/202110082039779653_61605e50c9a31.jpeg)
팔뚝 염좌로 이탈한 뒤 복귀를 노린 벌랜더는 통증 재발로 지난해 10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데뷔 후 16년 통산 454경기에서 2988이닝을 던지며 12번이나 200이닝 시즌을 보낸 '무쇠팔'이었지만 처음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올해 통째로 재활을 하며 시즌 아웃됐고, 2년 연장 계약 기간 1경기 등판으로 끝났다.
이 기간 휴스턴은 벌랜더에게 약 4520만 달러(약 540억원)를 지불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단축 시즌으로 줄어든 경기 수에 비례해 전체 선수들이 연봉의 37%만 받았고, 연봉 3300만 달러였던 벌랜더도 약 1220만 달러만 수령했다. 올해는 3300만 달러를 전부 지급하면서 휴스턴의 금전적인 손해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스턴은 벌랜더의 재기 가능성을 보고 1년 재계약 의사를 전했다. 선택은 벌랜더의 몫. 다만 지난 6월 디트로이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정팀 복귀 가능성에 대해 벌랜더는 "그곳에서 성장하며 많은 성과를 이뤘다. 내게 큰 의미가 있는 도시로 당연히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연 벌랜더가 휴스턴에 남아 내년 시즌 승부를 볼지, 아니면 FA 시장에서 더 좋은 조건의 계약을 노릴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