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에이커 땅에 가득 채워" 넋나간 ML 해설가, 인종차별 발언 '혼쭐'
OSEN 이사부 기자
발행 2021.10.09 10: 36

[OSEN=LA, 이사부 통신원]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2차전을 생중계하던 MLB 네트워크의 해설가가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가 사과했다.
9일(한국시간) 휴스턴의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ALDS 2차전 1회 초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공격이 진행될 때였다. 타석에 쿠바 출신 내야수 요안 몬카다가 들어서자 3명의 진행자 중 한명인 벅 쇼월터가 볼티모어 오리올스 감독 시절, 몬카다를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그의 피지컬에 반해 구단 프런트에 "이런 선수들을 더 데려올 수 없느냐"고 주문했다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감독으로서 좋은 체격의 지닌 선수를 찾는 것은 그리 이상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쇼월터의 이야기에 짐 카트(82)가 맞장구를 치면서 발생했다. 카트는 "40에이커의 땅을 그들로 가득 채워"라고 말했다. 이는 인종차별적인 위험한 발언이었다. 

[사진] 짐 카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0에이커의 땅은 미국의 연방 정부가 남북전쟁에서 승리한 직후 해방된 노예들이 경제적으로 정착을 돕기 위해 가족당 나눠주기로 약속했던 땅의 크기다. 그런데 결국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연방 정부의 약속만 믿고 땅을 경작했던 노예들은 원래의 땅주인에 의해 모두 쫓겨나고 말았다.
카트는 어떤 감독이든 자신의 팀 육성 시스템이 몬카다같은 선수로 채워지기를 바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런 발언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종차별주의자들에게 너무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단어를 고른 것이 잘못된 것이다.
카트의 발언 이후 미국의 많은 언론은 그의 인종차별 발언을 전하며 MLB 네트워크의 방송진들이 이번 시즌에 세 번째로 생방송 중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면서 비난을 퍼부었다.
카트는 4이닝이 지난 뒤 방송에서 공식 사과했다. 그는 "요안 몬타다의 타석에서 그가 얼만 훌륭한 선수인가를 칭찬하기 위해서 한 말이었으나 잘못된 단어 선택으로 상처를 주고 말았다. 미안하다"고 했다.
카트는 1962년부터 1977년까지 16년 연속 골드 글로브를 수상했던 투수로 1982년에는 세인트루이 카디널스의 멤버로 월드시리즈에서도 우승한 바 있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지난 1980년대 초반부터 방송 일을 하고 있다. /lsboo@osen.co.kr
[사진] 요안 몬카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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