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선발 투수 조영우(27)가 버텨낸 혼신의 6이닝, 박성한의 멀티 히트가 팀의 5강의 희망을 이어가게 했다.
SSG는 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2연승을 달린 SSG는 60승60패11무를 기록, 5할 승률, 그리고 5위 키움과 승차를 지우며 공동 5위로 올라섰다.
선발 등판한 조영우가 역투가 당연히 빛난 경기였다. 윌머 폰트의 대체 선발로 재차 합류했고 지난달 28일 삼성전 5이닝 2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거두긴 했다. 그러나 팀 타율 1위(.279)의 타선을 조영우가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만약 조영우가 롯데 타선을 버티지 못한다면 불펜진을 조기에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 이틀의 휴식일이 있지만 김태훈, 박민호는 3연투를 이미 했고 서진용도 이날 등판할 경우 3연투가 걸려 있던 상황. 여러모로 불펜진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은 모두 기우였다. 6이닝 96구 1피안타 4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역투. 조영우 스스로 모든 것을 이겨냈다. 롯데 타선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았고 별 다른 위기 조차 만들지 않았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포크보르이 조합이 절묘했고 볼배합도 롯데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몸쪽과 바깥쪽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제구력도 돋보였다. 그리고 단 한 번도 롯데 타자들이 2루를 밟게 만들지 않았다. 롯데 타자들을 확실하게 압도한 셈이다.
매 이닝 혼신의 투구를 펼친 결과가 모여서 6이닝까지 버텨냈다. 올 시즌 개인 최다 이닝이자 최다 투구수.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이기도 했다.
마운드 위에 조영우가 있었다면 타석에는 박성한이 있었다. SSG 역시 롯데 선발 이승헌의 투구에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박성한은 달랐다. 박성한의 스윙 2번, 안타 2개가 조영우의 역투가 빛을 잃지 않게 했고 팀의 승리까지 이끌었다. 이날 모든 득점은 박성한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한 박성한은 롯데 선발 이승헌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141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월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2사 후 모두가 예상하지 않은 홈런이었고 롯데에 일격을 가했다. 앞선 한유섬, 오태곤이 모두 초구에 범타로 물러나며 이닝이 허무하게 끝날 수 있던 상황. 하지만 박성한의 풀카운트에서의 스윙 한 방이 균형을 깨지게 했다.
양 팀 모두 전체적으로 타선이 침체됐던 경기. 하지만 박성한의 방망이만 매섭게 돌아갔다.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이현석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출한 박성한, 그리고 상대 이승헌의 폭투로 손쉽게 홈을 밟았다. 이날 나온 2득점을 모두 박성한이 만든 셈이다.
조영우의 혼신투, 박성한의 결승포 포함 멀티 히트는 분명 예상 밖의 경기 전개였다. 하지만 두 선수가 이날 경기를 승리로 이끈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