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돌이’ LG 류지현 감독이 작두를 탔다. 불펜 평균자책점 1위의 계투진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며 선두 KT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LG 트윈스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5차전에서 6-1로 승리했다.
예상을 깨고 선발 데뷔전에 나선 임준형이 3⅔이닝 3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1실점의 깜짝 호투를 선보였다. 그리고 고영표에 고전했던 타선도 역시 예상과 달리 1회 김현수의 솔로홈런과 2회 김민성-이영빈-이재원의 3타자 연속 안타로 초반 2점을 뽑아냈다. 임준형이 9월 MVP 고영표를 상대로 4회초 리드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긴 것.

선발 교체와 함께 4회 2사 후부터 LG가 자랑하는 철벽 계투진이 가동됐다. 평균자책점 전체 1위(3.47)의 LG 불펜은 올 시즌 선두 싸움의 최대 원동력이자 LG라는 팀 그 자체였다. 외국인투수 고민, 거포 부재 등을 마운드의 힘으로 극복해 여기까지 온 LG였다.
선발 임준형이 2-1로 앞선 4회 2사 1, 3루서 내려간 상황. 첫 주자는 롱릴리프 좌완 김윤식이었다. 김윤식은 1루주자 장성우의 도루로 2사 2, 3루에 처했지만 신본기를 풀카운트 끝 루킹 삼진으로 잡고 불을 껐다. 6구째 143km짜리 직구를 절묘한 코스에 꽂으며 타자를 무력화시켰다.
김윤식은 5회 무실점에 이어 6회 선두 황재균의 스트레이트 볼넷과 제라드 호잉의 빗맞은 안타로 1사 1, 2루에 처했다. 그러자 류지현 감독이 곧바로 이정용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정용은 유한준과 장성우를 연달아 삼진으로 잡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2연속 투수교체 성공이었다.
LG의 투수교체 적중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7회 이정용이 대타 김민혁과 배정대에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에 몰린 상황. 타석에 좌타 김준태가 등장했고, 이번에는 좌완 김대유가 등판해 풀카운트 끝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그리고 필승조 정우영이 바통을 이어받은 뒤 대타 박경수를 헛스윙 삼진, 황재균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선발이 3⅔이닝만에 무너졌지만 LG에게 이는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김윤식-이정용-김대유-정우영-최성훈 순의 불펜이 KT 타선을 무실점 봉쇄하며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 류지현 감독의 촉과 불펜의 견고함이 합작한 값진 승리였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