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기 걸리고 김현수…의연한 캡틴 “그게 우리 팀 현 상황”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0.09 22: 25

홍창기를 걸리고 김현수를 택한 KT 마운드. 그러나 LG 캡틴 김현수는 의연했다. 올 시즌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인정하고, 대신 쐐기타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LG 트윈스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5차전에서 6-1로 승리했다.
김현수는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맹타로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첫 타석부터 고영표의 초구에 솔로홈런을 치며 기선을 제압한 뒤  4-1로 리드한 8회 1사 만루서 2타점 적시타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결승타와 쐐기타 모두 김현수의 업적이었다.

8회말 1사 만루에서 LG 김현수가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2021.10.09 /jpnews@osen.co.kr

김현수가 꼽은 승리 요인은 ‘트윈스 킬러’ 고영표 공략. 올 시즌 LG에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26으로 강했던 고영표에게 귀중한 3점을 뽑으며 첫 패전을 안겼다.
김현수는 “그 동안 고영표 상대로 점수를 많이 못 냈다. 그래서 연구를 많이 했는데 코치님들이 고영표 상대로는 뜬공이 됐을 때 확률이 높다고 해서 뜬공을 만들기 위한 많은 대책을 세웠다”며 “오늘 정말 좋은 투수를 만나 조금은 수확을 거뒀다고 본다”고 성과를 전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이제 고영표도 생각을 할 것이고, 야구는 아시다시피 투수가 유리한 경기라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일단 오늘 성공을 토대로 하겠지만 그 때 가서 또 맞춰봐야 한다. 오늘이 돌파구가 될 순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선발 데뷔전에서 깜짝 호투를 선보인 선발 임준형도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현수는 “임준형이 1~3회를 잘 이끌어줘서 야수들에게 힘이 됐다”며 “항상 타자들이 힘이 돼주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그런데도 임준형이 긴장 안하고 던졌다. 다음 경기에선 승리를 챙겼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김현수는 이날 자존심이 상할 법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KT가 8회 1사 2, 3루 위기서 홍창기를 자동고의4구로 내보낸 뒤 김현수와의 승부를 택한 것. 김현수는 2타점 쐐기 적시타로 KT 마운드에 응수했다.
김현수는 당시 상황을 묻자 “아무 생각이 없었다. 2, 3루가 되면 (홍)창기 대신 나와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게 우리 팀 현 상황이 아닌가”라고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승리로 선두 KT를 2.5경기 차로 압박한 LG. 10일 경기까지 잡는다면 선두 싸움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 그러나 김현수는 “우리가 노린다고 해서 우승이 오는 게 아니다”라며 “항상 오늘만 생각하고 있다. 계속 승리를 쌓다보면 나중에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선수들 모두 그날 경기에 포커스를 맞춘다”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시즌이 어느덧 10월에 접어들었지만 체력도 큰 문제는 없다. 그저 매 경기가 소중할뿐이다. 김현수는 “잘 먹고 잘 자려고 한다. 체력은 아직 괜찮다”며 “원래 야구는 정신이 지배하는 것이라 체력을 생각하면 더 힘들다. 편안하게 원래 하던 대로 하고 있고, 내일 경기에 나갈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뛰고 있다”고 캡틴의 품격을 뽐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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