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보다 1점 더" 윌리엄스 사전에 탱킹 없었다, 심준석 대전행 유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0.11 11: 05

"한화보다 1점 더 내는 게 우리가 바라는 바다." 지난 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맷 윌리엄스(56) KIA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이때까지 9위 KIA는 10위 한화와 2.5경기 차이. 10일 더블헤더 포함 주말 3연전에서 모두 패하면 10위로 떨어질 수 있었다. 반대로 다 이기면 꼴찌 추락 위기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있는 기회였다. 
윌리엄스 감독의 말은 진심이었다. 9일 한화전을 6-4로 승리하며 3.5경기 차이로 벌린 KIA는 10일 더블헤더를 앞두고 불펜 '필승조' 장현식과 정해영의 3연투를 준비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두 선수 모두 (몸 상태가) 괜찮다. 정상 대기다. 더블헤더인 만큼 투구수는 어느 정도 조절해줄 것이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감독 예고대로 두 투수는 1차전부터 3일 연투에 나섰다. 8~9회 나란히 1이닝씩 실점 없이 막고 3-1 승리를 지켰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차전 8회 장현식이 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던졌다. 장현식은 3일간 4경기에서 총 4이닝 61구를 던졌다. 마치 한국시리즈 단기전을 하는 것처럼 총력 승부였다.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 /OSEN DB

2차전도 5-0으로 이긴 KIA는 3연전을 모두 잡았다. 10위 한화와의 격차를 5.5경기로 크게 벌렸다. 잔여 시즌 18경기에서 9승만 하면 10위 가능성이 사라진다. 반대로 한화가 남은 11경기에서 9패를 해도 된다. 양 팀 맞대결도 오는 21일 광주 경기가 마지막으로 직접 승차를 좁힐 기회도 1번뿐. 사실상 꼴찌 싸움이 끝났다. 
올해 꼴찌는 역대급 투수 유망주로 꼽히는 심준석(덕수고)을 2023년 전면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으로 뽑을 수 있다. 고교 1학년인 지난해부터 150km대 강속구를 뿌려 주목받은 심준석을 데려오기 위해 팬들 사이에선 '9위보다 10위가 낫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일부 극성 팬들로부터 고의 패배를 종용하는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고의로 경기를 지는 건 있을 수 없다. 그런 의견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고, 리빌딩 과정에서 이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 누가 오는 것보다 현재 있는 선수들로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 순리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프로는 매 순간 승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A 타이거즈 장현식(왼쪽)이 맷 윌리엄스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OSEN DB
메이저리그 감독 출신으로 '탱킹'에 대한 이해가 밝은 윌리엄스 감독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지난달 말 "현장의 모든 스태프는 당연히 오늘 경기를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 팬들 입장에서 미래를 생각하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지만 감독, 코치, 선수 등 현장은 미래를 보며 사치를 부릴 시간이 없다. 우리는 오늘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의무와 책임감은 오늘의 승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를 뛰는 직접 선수의 생각도 같다. 최근 10경기 타율 4할1푼9리 맹타로 시즌 3할대(.303) 타율에 복귀한 김선빈은 KIA와 한화의 탈꼴찌 싸움에 대한 팬들의 높은 관심에 대해 "당연히 그럴 것 같다. 하지만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무조건 이기려는 마음이 강하다"며 "5강에서 멀어졌다고 포기하는 건 아니다. 매 경기 이기려고 한다. 남은 시즌도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덕수고 심준석 /OSEN DB
가을야구는 이미 멀어졌지만 KIA는 마치 포스트시즌 순위 싸움을 하는 것처럼 매 경기 전력으로 싸우고 있다. 한화전 최근 4연승으로 창단 10위 추락 공포에서 거의 벗어났고, 최대어 심준석의 행선지도 광주가 아닌 대전으로 굳어져 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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