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스타트, 152승 레전드의 솔직 평가 “비하는 아닌데…6이닝 3실점이면 ERA 4점대”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10.11 09: 13

 현역 시절 잠수함 투수로 KBO리그에 한 획을 남긴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선발 투수를 평가하는 척도 중 하나인 퀄리티 스타트(QS,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QS가 선발 기본 임무로 여겨지지만, QS 보다는 평균자책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철 감독은 해태와 삼성 그리고 KIA에서 16시즌을 뛰며 602경기 152승 112패 53세이브 33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첫 해인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했다. KBO리그 최다 기록이다.
이강철 감독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전날 QS를 기록한 고영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고영표는 전날 LG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20번째 QS에 성공했지만 팀 타선 침묵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최근 10년 동안 한 시즌 QS 20회 이상을 기록한 국내 투수로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밖에 없었다.

이강철 감독이 9월 25일 수원 LG전에서 직접 마운드에 올라 8회 1아웃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고영표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고영표는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OSEN DB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가 퀄리티 스타트를 20번 했다는 것은 꾸준함이 있다. 1번(에이스)은 안 돼도 2~4번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할 수 있다”고 고영표를 칭찬하면서 “퀄리티 스타트 기록을 비하하는 건 아닌데, 6이닝 3실점을 하면 퀄리티 스타트는 되지만 평균자책점은 4점대다. 그 정도라면 4~5선발 밖에 안 된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과거 삼성, KIA에서 감독을 지낸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도 QS에 대해서는 인색한 평가를 했다. 6이닝 3실점만 해서는 평균자책점이 4.50이라고 지적했다. 
KT 위즈 투수 고영표./OSEN DB
그렇다고 고영표가 4~5선발 밖에 안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강철 감독은 “퀄리티 스타트는 선발 투수의 꾸준함을 증명할 수는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균자책점이다. 퀄리티 스타트를 하면서 3~4점대 평균자책점이라면, 투수 본인은 선발 몫을 했다. 그러나 4~5선발이다”며 “그런 면에서 고영표의 기록은 의미가 있다. 고영표는 최근에는 7이닝 1실점 정도로 막으면서 시즌 초반 평균자책점이 조금 높았는데 2점대로 낮췄다. 그렇게 하면 대단한 선발 투수다"라고 고영표를 칭찬했다.
고영표는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1승 5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 중이다. 단 3경기만 QS에 실패했다. 6실점 경기가 2번, 4자실점 경기가 2번(1번은 3자책) 있었다. 전반기 14경기(QS 12회)에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3.87이었으나, 후반기에는 9경기(QS 8회) 4승 1패 평균자책점 1.54를 기록했다.
전반기에는 3자책점 QS가 6번이나 있어 평균자책점이 4점에 가까웠다. 꾸준한 선발 투수 수준. 이강철 감독이 지적한 4~5선발에 가깝다.그러나 후반기에는 1자책 이하를 6경기나 기록하면서 이강철 감독이 언급한 평균자책점이 낮은 대단한 투수가 됐다.
2018시즌까지 개인 최다승이 8승이었던 고영표는 군 복무로 2019~20시즌 공백기가 있다. 복귀 첫 시즌부터 대단한 투수로 업그레이드 됐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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