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선발 투수 이민호가 제구 난조로 사사구를 남발하며 조기 강판됐다. 1회를 끝내는데 투구수 44구, 28분이 걸렸다. 최근 4경기에서 13⅓이닝 15실점(14자책), 평균자책점 9.45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LG전. 이민호는 1회 선두타자 김민혁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오른발 새끼발가락 부위를 맞아 트레이너가 부상을 체크하느라 시간이 조금 지체됐다. 2루 도루에 이어 황재균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3루가 됐고, 강백호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에 몰렸다.
이민호는 호잉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장성우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경기 시작한 지 20분 만이었다.

김준태까지 연속 삼진으로 2아웃을 잡고서 신본기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오지환이 타구를 한 번 더듬는 바람에 1루에서 세이프됐다. 원심은 아웃이었으나, KT의 비디오판독으로 세이프로 번복됐다. 유격수 실책으로 2점째를 허용했다.
2사 만루에서 오윤석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힘든 1회초를 마쳤다. 투구 수 44구를 던졌고, 28분이 지난 뒤였다.
2회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1사 2루에서 황재균과 강백호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 한 숨 돌렸다. 3회에는 1아웃 이후에 볼넷과 안타로 1,3루 위기. 신본기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에 몰렸다. 대량 실점 위기에서 짧은 우익수 뜬공과 유격수 뜬공으로 실점없이 넘겼다.
그러나 투구수가 너무 많아졌다. 3이닝 84구(스트라이크 43개, 볼 41개)였다. 결국 4회초 최성훈으로 교체됐다. 3이닝 2피안타 5볼넷 1사구 2실점(1자책).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벗어난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가 확연했다. 140km 후반의 직구는 위력이 있으나 존을 공략하지 못했다. 위기에서 삼진, 범타를 뺏는 구위는 있는데 제구가 문제였다. 그나마 사사구에 비해서 적은 실점으로 막아낸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했다.
이민호는 최근 마운드에서 슬럼프에 빠졌다. 평균 구속 145km의 힘있는 직구와 평균 140km인 고속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그는 9월 23일 삼성전에 6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우천 취소로 선발 등판이 미뤄지면서 9월 30일 두산전에 불펜으로 등판했는데, ⅓이닝 3사사구 2실점으로 결과가 안 좋았다. 10월 5일 SSG전 선발로 나서 4이닝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 KT전까지 최근 4경기에서 13⅓이닝을 던지며 15실점(14자책), 평균자책점이 무려 9.45다.
LG는 최근 4~5선발이 등판한 경기에서 7연승을 거두며 선두 KT를 2.5경기 차이까지 따라붙었다. 그런데 토종 선발로 풀타임을 뛰고 있는 이민호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연거푸 부진한 것이 뼈아프다. 2년차인 이민호는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받고 있다.
앞서 이민호는 8월 중순부터 8이닝 1실점 승리, 5이닝 무실점 승리, 7이닝 무실점 승리, 6⅓이닝 1자책(2실점) 패전으로 좋은 피칭을 이어왔다. 4경기 26⅓이닝 3실점(2자책) 평균자책점 0.68이었다. 빨리 이전의 투구 밸런스를 되찾아야 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