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 이사부 통신원] "이건 'E5'인데요."
12일(한국시간)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벌어진 밀워키 브루어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을 중계하던 캐스터는 1루쪽 덕아웃 방향의 관중석으로 파울 타구가 떨어진 뒤 그것을 잡으려던 한 관중이 볼을 놓치자 바로 E5(3루수 실책)라고 했다.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볼을 잡으려고 했던 주인공이 바로 명예의 전당 멤버이자 8차례나 올스타에 뽑혔던 치퍼 존스였기 때문이다. 1993년 애틀랜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부상으로 못 뛴 1994년을 제외하고 2012년까지 19시즌을 애틀랜타 한 팀에서만 뛰었던 존스는 잠깐 좌익수로 빠진 적도 있었지만, 주로 3루수와 유격수로 뛰었고, 2008년 이후로 은퇴할 때까지는 3루수만 맡았다. 그래서 캐스터가 3루수 에러라고 했던 것.
![[사진] 파울 타구를 놓치고 있는 관중석의 치퍼 존스. <MLB.com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1/10/12/202110120807778131_6164da9475599.jpg)
가족, 전 동료들과 함께 친정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존스가 뜻밖에 선수들과 관중,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것은 2회였다. 밀워키 루이스 유리아스의 타구가 높게 솟구치며 오른쪽 그물 밖으로 떨어지나 그곳에 앉아 있던 존스는 마치 낙하지점을 확인이라도 한 듯 일어서서 두 손을 벌린 채 공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놓치고 말았다. 볼이 손에 닿는 순간 움켜쥐질 못해 튕겨나갔고, 공을 피하는 모습은 야구를 전혀 하지 않은 일반인과 똑같았다.
타구를 따라갔던 2018년 골드글로브 수상자인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은 존스의 공 받는 모습에 살짝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고, 존스의 옛 동료였던 애틀랜타 코치들은 덕아웃에서 한참을 웃더니 모자를 삐딱하게 돌려쓰고는 그것도 못 잡느냐는 듯한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존스의 주변은 한바탕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와 통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앉아있던 골드글로브 10회 수상에 빛나는 앤드루 존스는 그와 함께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존스는 2012년 은퇴 이후 정식으로 야구를 한 적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2년 전인 2019시즌 애틀랜타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때 존스는 지금과 비슷한 자리에 앉아 있다가 당시 세인트루이스의 루키였던 랜디 아로자레나의 파울 타구를 잡아낸 적이 있다고 MLB.com은 전했다. 다른 점은 이번에는 혼자 편하게 잡을 수 있는 위치였지만 그때에는 여러 사람과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서 공을 잡았다는 점이다. /lsboo@osen.co.kr
![[사진] 치퍼 존스와 프레디 프리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10/12/202110120807778131_6164db10112ae.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