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강철 감독이 30세이브 달성에도 “미흡하다”고 자책한 김재윤에 “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며 힘을 실어줬다.
KT 마무리 김재윤은 지난 11일 잠실 LG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4-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문보경-이영빈의 연속 삼진에 이어 홍창기를 볼넷 출루시켰지만 김현수를 초구에 2루수 땅볼로 잡고 경기를 끝냈다. 데뷔 7년만에 정상급 마무리투수의 상징인 30세이브 고지를 밟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김재윤은 경기 후 “삼자범퇴로 끝내는 것이 잘 안 된다”며 “오늘(11일)도 볼넷 1개를 내줘서 감독님이 불안했을 것이다. 아직 부족하고 미흡하다”고 자책을 했다. 실제로 김재윤의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는 1.34로, 리그 톱5 클로저들 중 수치가 가장 높다. 다만 그렇다고 한 시즌 30세이브가 결코 아무나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사령탑의 의견도 같았다. 12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이강철 감독은 “농담이지만 주자를 내보내는 게 이미 루틴이 된 게 아닌가. 안 내보내는 게 불안하다”고 웃으며 “자꾸 그렇게 생각하는 건 본인이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잘해줬고, 우리 팀 마무리는 김재윤이다”라고 굳은 신뢰를 보였다.
올 시즌 KT 선두 질주의 원동력 중 하나를 꼽자면 이대은, 주권, 조현우, 박시영 등이 버티는 굳건한 계투진이다. 각기 다른 장점과 함께 이들을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이 감독의 용병술이 어우러져 현재 불펜 평균자책점 전체 2위(3.76)를 질주 중이다. 그리고 사령탑은 김재윤이라는 마무리가 있기 때문에 세밀한 필승조 운영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 감독은 “마무리가 확실히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 불펜을 계속 잘라 쓰는 것도 결국 9회를 남겨두고 하면 된다. 8회까지 마치면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다”며 “지금까지 온 건 김재윤 덕이 많다. 작년에는 그래도 꽤 넘어가는 경기가 있었는데 올해는 블론세이브가 있어도 지금까지 많이 지켜줬다. 그 선수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박수를 보냈다.
한편 KT는 이날 백신 접종을 실시한 외야수 김민혁을 말소하고 외야수 김태훈을 등록했다. 선발 라인업은 조용호(좌익수)-황재균(3루수)-강백호(지명타자)-제라드 호잉(우익수)-김준태(포수)-천성호(1루수)-신본기(2루수)-배정대(중견수)-심우준(유격수)에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다. /backlight@osen.co.kr